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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뜬분위기 잡아야 선거는 끝났다. 이제부터는 정부-여당이든 야당이든 가릴것 없이 지난 선거기간중 빚어진 경제 후유증을 제거하는데 다같이 합심 노력하지 않으면 안될것이다. 경제의 안정과 회생은 선거기간중 여야당이 한결같이 다짐한 공약사항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거결과에 관계없이 여당과 야당은 이번 선거가 경제전반에 미친 후유증을 가급적 빠른 시일안에 제거,경제의 안정기반을 다져야할 막중한 책무를 지니고 있다고 본다. 우선 경제를 안정시켜야만 각 정당이 공약한대로 안정바탕위에 언젠가는 경제를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가 경제에 미친 악영향은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을 것이다. 3월중 들뜬 선거분위기 탓인지 물가가 크게 뛰어올랐다. 특히 주요 생필품 가격이 엄청나게 치솟는 등 예상했던대로 선거 인플레현상이 심화됐다. 부동산가격은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였으나 전세값이 터무니 없이 올라 집없는 서민생활이 크게 위협을 받게 되었다. 특히 산업인력이 대거선거판으로 몰려가 산업생산을 위축시키고 인건비의 상승을 초래했다.

특히 선거기간중 사람들의 마음을 부풀게 함으로써 마음의 거품경제현상 을 빚어내게 했는데,이것이야말로 경제의 생산성과 안정을 해치는 암적 현상이라할 수 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꼭치러야하는 과정이고,이 과정에는 불가피하게 돈이 들고 후유증이 나타나게 마련이지만,우리의 선거풍토는 민주주의의 비용 치고는 너무 비싼 비용을 치르는데 문제가 있는 셈이다. 특히 그 민주주의의 비용은 결과적으로 국민부담으로 전가된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이런 현실로 미루어 국민이 뽑은 국회의원들이나 나라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는 선거가 끝난것을 계기로 국민생활의 부담을 덜어주고 국민의 선택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무언가 성실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수는 없다고 본다. 우선 통화를 환수해야 한다. 이번 선거기간중 약 2조원으로 추산되는 소비성 현금 통화가 풀려나갔다. 이렇게 엄청나게 풀린 현금통화가 물가를 끌어올리고 유권자들인 국민의 생활을 위협하게 될것이 뻔한 실정인데도 만약 돈을 끌어들이지 않는다면 물가를 잡겠다던 선거공약이 국민을 속이는 한낱 정치구호였음이 백일하에 드러날 것이다. 물가안정공약을 지키기 위해서 돈을 꼭 환수해야 한다.

통화-예산 긴축을

어떤 사람들은 돈을 환수하면 기업의 도산사태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하고는 있으나 경제의 구조조정이나 체질개선을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부도사태는 각오하지 않으면 안될듯 싶다. 차라리 이번 기회에 품질개선이나 시장확보에 전념하지 않고 부동산 투기나 무리한 사업확장에 급급,내실있는 경영을 하지 않았던 거품경제형 부도 및 한계기업의 도산은 그대로 방치하는 정책을 펼치는 것이 바람직할지도 모른다.

통화긴축과 함께 예산도 긴축해야 옳을 것이다. 무턱대고 예산을 깎을수는 없지만 불요불급한 예산이나 효율성이 낮은 예산은 정부스스로가 모범을 보인다는 상징적 차원에서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 특히 이번에는 당초 정부가 약속한대로 추경예산을 편성해서는 안된다. 이번 선거기간중 여야를 막론하고 예산의 뒷받침이 없는 선심용공약이 남발됐는데,혹시 그와같이 터무니없는 공약을 뒷받침하기 위해 추가예산조치가 취해진다면 나라경제는 엉망진창이 되고 말것이다.

새무엘슨 교수가 지적했듯이 물가안정공약 등을 제외한 선심용 선거공약은 깡그리 무시하는 것이 경제를 안정시키고 살리는 길임을 정치권은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물론 이번 가을의 추경편성포기와 함께 내년예산도 긴축예산이 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나라경제가 제대로 될것이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정부나 정치권이 꼭 풀어야할 과제가 있다. 그것은 재벌이 정치권에 직접 뛰어들어 정치와 경제의 관계를 혼란시킨 문제를 어떻게 정리하고 넘어가느냐는 문제다. 물론 이런 문제는 광범위한 국민여론의 도출과 정치권의 합의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풀어가야할 과제다. 그러나 정부로서는 한국의 장래와 경제의 회생을 위해 어떤 방안이 가장 합리적인가를 다각적으로 검토,국민의 납득하는 새로운 기업정책이나 재벌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여긴다. 그것은 우리경제의 전반적인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데 어떤 방안이 가장 현명한가를 확연하게 보여주는 선택이어야 할것이다.

안이한 낙관론 금물

정말 정부와 정치권이 총선 뒷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는 더욱 엉망이 되고,경제가 엉망이되면 정치권의 혼란은 더더욱 가중될지 알 수 없다. 앞으로 각당의 대통령 후보경선과 대통령선거 등 숨돌릴 겨를 없이 정치일정이 닥쳐오게 되어 있다. 이런 혼미의 과정을 겪는동안 정치권이나 정부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경제후유증을 최소화시키지 못할 경우 자칫 정치일정 자체도 상당한 위험부담을 안을 수 밖에 없다.

노 대통령은 아직도 경제상황을 안이한 시각으로 보고 낙관론을 펼치고 있는데,만약 그가 퇴임한후 경제가 낙제점으로 평가될 경우에는 경제실정의 모든 책임을 혼자 져야할지도 모른다. 대통령부터 선거뒤의 경제 후유증 제거에 적극 나서야 될듯싶다. 당장의 과감한 비인기 정책이 퇴임후에는 인기를 얻는 법이다. <편집국장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