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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대 총선의 투표가 마감되면서 이제 관심은 선거사범의 처리가 어떻게 될 것인가로 쏠리고 있다. 현재까지 검찰에 적발된 선거사범은 후보자 1백27명을 포함해 모두 6백51명은 총선이후의 처리향방이 주목되고 있다.

선거사범의 유형은 불법유인물 사범이 2백21명으로 가장 많고,금품수수 1백62명,선거폭력 68명,흑색선전 28명 등 다양한 양태를 나타내고 있다. 공명선거분위기를 흐린 이같은 선거사범들이 어느것이나 용납되어서는 안되겠지만 그중에도 금품살포나 선거폭력,흑색선전 같은 우리 사회의 도덕성이나 시민의식을 얕잡아본 추악한 부정,탈법양상은 국민일반의 공분을 촉발하고 있는 만큼 철저히 다스려야겠다.

그중에도 투표일을 하루 앞둔 23일 서울과 지방 곳곳에서 나타난 막판 돈봉투 살포 양상은 지금까지 이번 선거를 그래도 가장 선진화된 민주선거가 되기를 바라던 적지 않은 국민들의 기대를 짓밟고 말았다. 서울 성북갑구 동대문갑구 그리고 경남 합천의 선거 운동원들이 2만원 내지 20만원의 돈봉투를 돌리다 적발되었다. 이 사실은 이번 선거에서도 과거와 다를바 없는 금전살포의 탈법 양상이 도처에서 횡행했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선거폭력과 흑색선전 또한 마지막 순간까지도 기승을 부렸다.

선거운동기간에 벌어진 이런 불법,탈법,부정의 양상들은 선거법에 따라 사직당국에 의해 엄정히 처리되리라 믿어진다. 하지만 우리는 이번 선거기간에 발생한 몇가지 사건처리 과정을 보면서 과연 그같은 우리의 믿음이 충분한 근거를 갖고 있는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선거법 위반 혐의로 이미 2명의 후보가 구속되고 있는 상황이지만,과연 지금 적발된 1백27명의 후보들에게 법의 형평적용이 이루어지고 있는가의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이들의 범법사실이 과연 선거후 엄정하게 집행될 수 있을 것인가가 역시 의심스럽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악성의 범법행위를 해도 일단 선거에서 이기고 나서 처벌하지 않거나,못한다는 것이 우리 사회의 저간의 인식이다.

특히 지난번 여당이 관련된 한맥회 사건이라든가,안기부 직원들의 흑색선전물 살포사건의 수사과정이 지지부진인 것은 선거에 끼칠 영향을 감안한 수사당국의 노골적인 직무유기라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 이들 사건이 선거 후에까지도 적당히 세월만 끌다가 유야무야로 매듭지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과연 있는가.

우리는 이들 사건이 국민이 신뢰할 수 있을만큼 엄정하고 공평하게 또 신속히 처리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선거법에는 벌금 1백만원 이상의 유죄가 확정될 경우 후보자는 피선거권이 박탈된다고 한다. 선거사범으로 적발된 1백여명의 후보가 모두 피선거권이 박탈되어 선거를 다시 치르게되는 불행한 사태가 생기는 한이 있더라도 이번 선거사범의 처리는 확실하고 철저해야 한다. 그래야 이땅의 불법,탈법선거 양상을 이번 기회에 뿌리뽑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