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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회동은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조율해왔다. 그러나 대선 이후 15일이 넘도록 회동이 성사되지 않고 갈등만 커지자 여야에선 "두 사람이 강경 일변도로 협상에 임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조율이 역할인데 갈등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윤 당선인은 대선 다음 날인 지난 10일 문 대통령의 회동 제안을 전하러 온 이철희 수석에게 "장 실장과 협의해달라"고 했다. 이후 이 수석과 장 실장은 최근까지 두 차례 만나고 거의 매일 전화로 회동 일정을 조율해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대선 후 2주가 지나도록 만나지 못하고 있다. 두 사람은 회동 의제와 관련해 문 대통령의 임기 말 알박기 인사, 윤 당선인의 집무실 용산 이전, 감사원 감사위원 지명 문제 등을 두고 대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회동 무산 책임을 두고 다퉜다. 이 수석 측에선 주변에 "장 실장이 자꾸 거짓말을 한다" "장 실장 진심이 뭔지 모르겠다"고 했다. 반면 장 실장 측은 "이 수석이 인사 대상자에 대한 인상 비평을 물어봐 놓고 마치 윤 당선인의 공식 동의가 있었던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장 실장 측은 이 수석 측에서 임기 말 인사와 관련해 나눠 먹기식 협상을 하려 한다는 의구심도 갖고 있다. 이 수석 측이 "자꾸 거짓말하면 협상 내용을 다 공개할 것"이라고 하자, 장 실장 측은 "밝힐 게 있으면 밝혀보라"고 했다.

정치권 인사는 "두 사람이 신구(新舊) 권력을 대리하다 보니 협상에서 여지를 발휘할 공간이 크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윤 당선인을 향해 "다른 이들 말을 듣지 마시고 당선인께서 직접 판단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윤 당선인 측 인사는 "장 실장에 대한 당선인의 신뢰는 변함없다"고 했다. 협상 대리인으로서 두 사람의 애로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대리인들이 갈등을 오히려 키우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할 것 같다. 기고자 : 김아진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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