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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 퍼핏 마스터:최악의 사기꾼을 잡아라

범죄 다큐멘터리는 넷플릭스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의 인기 장르다. 희대의 연쇄 살인마나 천인공노할 흉악범 뒷이야기는 늘 흥미롭다. 하지만 물리적 폭력을 휘두르는 범죄자가 아니라, 친구나 연인으로 접근해 교활한 언변으로 사람을 조종하는 사기꾼이라면?

로버트 데이비드 헨디 프리가드라는 남자가 있다. 수많은 다른 이름으로 살며 20여 년 동안 최소한 10여 명을 상대로 납치, 갈취, 학대를 일삼았다. 세뇌하듯 사람을 조종해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고립시키고 조종했다. 피해액이 알려진 것만 100만 파운드를 넘었다. 이 3부작 다큐는 피해자들의 현재 증언과 과거 재연을 통해 유령처럼 흔적을 남기지 않았던 사기꾼의 가면을 벗겨 나간다.

다큐에는 1993년 한 여대생과 실종된 엄마를 찾는 2020년 남매가 번갈아 등장한다. 1993년 사기꾼은 여대생이 친구들과 떠난 자동차 여행에 동행한 낯선 남자. 자신을 영국 정보기관 MI5 요원이라 속인 뒤 이들을 10년 가까이 착취한다.

2020년의 남매는 엄마를 애타게 찾고 있다. 아빠와 이혼 뒤 엄마가 사귄 남자 친구는 1993년의 사기꾼과 동일 인물. 교묘한 말솜씨로 남매를 집에서 몰아내고, 빚 독촉장만 남긴 채 엄마와 함께 사라졌다.

속절없이 당하는 피해자들, 행방을 뒤쫓는 가족 이야기가 이어지고, 반전이 꼬리를 문다. 다큐 제목 '퍼핏 마스터'는 꼭두각시 인형을 조종하는 사람. 역시, 사람이 귀신보다 무섭다.

클래식 - KBS 교향악단·서울시향

한국 '빅2' 오케스트라의 대전(大戰)이 열린다. KBS교향악단은 28일 예술의전당과 2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신임 음악감독 피에타리 잉키넨<사진>의 취임 연주회를 연다. 시벨리우스의 '레민카이넨 모음곡',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협연 율리아나 아브제예바)을 들려준다. 서울시향은 음악감독 오스모 벤스케의 지휘로 29~30일 예술의전당에서 '레퀴엠' 세 곡을 들려준다. 모차르트의 '레퀴엠'과 일본 작곡가 다케미쓰 도루의 '현을 위한 레퀴엠', 라우타바라의 '우리 시대의 레퀴엠'을 묶었다.

영화 - 해적: 도깨비 깃발

코로나로 잔뜩 움츠러들었던 한국 영화들이 설 연휴를 맞아서 극장가로 돌아온다. 26일 개봉하는 '해적: 도깨비 깃발'은 2014년 흥행작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의 후속편. 해상 액션물이라는 골격만 남긴 채 연출과 주연을 모두 바꾸는 승부수로 8년 만에 시리즈를 재가동했다. 전편의 김남길·손예진·유해진에 이어서 이번에는 강하늘·한효주·이광수가 바통을 건네받았다. 이번 후속편은 한겨울에 즐기는 수전(水戰)이라는 것도 특징. 과연 전편의 860만 흥행 신화를 다시 쓸 수 있을까.

연극 - 메이드 인 세운상가

무대는 세운상가 일부를 뚝 떼어다 놓은 것 같다. 전두환 대통령이 1986년 아시안게임 선수단을 초청해 노고를 치하했다는 라디오방송이 들린다. 북한 금강산댐의 수공(水攻) 위협으로 평화의 댐 모금운동이 시작되자 세운상가 사람들은 잠수함을 만들자고 의기투합한다. 풍요와 강압이 공존하던 그 시절 한국 풍경이 블랙코미디처럼 펼쳐진다. 고삐 풀린 상상을 밀어붙이는데 맙소사, 잠수함도 무대에 등장한다. 창작 산실 올해의 신작. 차근호 작, 최원종 연출로 30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뮤지컬 - 더 라스트맨

좀비 바이러스로 인류가 멸종 위기를 맞은 가운데 서울 B103 방공호에서 펼쳐지는 이야기. 밖에는 좀비들이 어슬렁거린다. 식량은 점점 줄어들고 전기와 수도마저 끊기는데 마지막 생존자는 이 절망적 상황을 어떻게 견딜까. 서울예술단이 주최한 '웹뮤지컬 창작 공모' 대상 수상작에 살을 붙여 무대로 옮겼다. 1인극이라는 단점을 셀프 영상 일기와 다역 연기 등으로 메운다. '나 혼자 산다'의 좀비 버전 같다. 정민·정동화·주민진·김려원이 번갈아 공연한다. 2월 13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기고자 : 이태훈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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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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