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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일을 하루앞둔 23일 전국 곳곳에서 금품공세와 운동원들간의 폭력,상대후보자에 대한 흑색선전 등 막판 타락상이 극에 달했다. 여기에 안기부,기무사의 선거개입 의혹과 함께 관권개입 시비까지 곁들여져 혼탁을 부채질했다.

23일 밤 11시쯤 서울 성북갑구 민주당 사무실앞에서,민자당측 선거운동원이 주민들에게 금품을 살포한 현장을 붙잡았다고 주장하는 민주당원 20여명과 민자당원 30여명이 대치해,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민주당측은 민자당원 김모씨(43)가 이날 선거구내 여성회 등 20여개 단체와 주민 50여명에게 1천7백여만원의 금품을 뿌렸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5시쯤에는 서울 양천구 신월동 동주인쇄문화사에서 군부재자 투표 부정폭로 와 안기부직원 선거개입 내용을 담아 인쇄한 민주당보 99호 특보 30만부를 반출하려던 민주당원과,선거법 위반이라며 이를 저지하는 민자당원 1백여명 등이 7시간여동안 대치했다.

또 이날밤 9시40분쯤 전남 보성의 민자-민주 양당 선거운동원 1백여명이 조성면 조성리 민자당 연락사무소 앞에서 금품살포 여부를 놓고 한데 뒤엉켜 1시간 가량 몸싸움을 벌이다 경찰이 최루탄 2발을 쏘자 해산했다.

이날 새벽 2시40분쯤에는 부산 북구 화명동 주공아파트 앞길에서 민자당 문정수후보와 무소속 장성만후보 운동원 1백여명이 금품살포 시비를 벌이며 2시간동안 대치,동네 주민 1백여명이 놀라 뛰쳐 나오고 인근 4차선 도로가 한때 마비되는 소동을 벌였다.

23일 저녁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선 포장마차 주인을 상대로 당보사이에 현금 2만원씩을 끼워 돌리던 국민당 후보의 선거운동원이 경찰에 연행됐다.

경북 포항경찰서는 23일 "91년에 포철의 노조간부 3명을 테러하고 그 대가로 1억원을 받았다"고 주장한 이종특씨(39) 등 3명이 자수해옴에 따라 이들에게 테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포항시 태권도협회 간부 강모씨(40)를 소환하기로 했다. 이에대해 포철측은 "이씨는 무소속 모후보의 선거운동원으로 선거와 관련한 자작극"이라며 "포철은 어떠한 청부 폭행사건도 일으킨적이 없다"고 말했다.

23일 강남구 압구정동과 청담동 논현동 일대 주택가에선 국민당 김동길후보의 여성편력을 비방하는 흑색선전물이 우편으로 대량배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날 새벽 경기도 시흥-군포 지역에는 민주당 제정구후보를 맹비난하는 유인물이 대량 살포됐다.

제 후보측은 "경찰이 전날밤 불심검문에서 유인물을 차에 싣고 가던 민자당원을 적발하고도 그대로 풀어준뒤 유인물이 뿌려졌다"고 비난했다.

이와함께 내무부가 최근 6공 치적을 홍보하는 대민 홍보방안 을 일선 경찰에 지시한데 이어 각급 관청에서 때아닌 재개발사업 발표가 속출, 관권개입 시비도 잇달았다.

서울 동대문지역의 한 후보측은 "동대문구청장이 지난 5일 이문감리교회에 주민 5백여명을 모아놓고 주택재개발을 약속하는 등 민자당선거운동을 했다"며 구청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 은평구 응암1동에서는 야당측이 "일부지역에서 때아니게 열린 반상회에 민자당원들이 참석,주민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지지를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서울 성북구 석관동 일대에서는 21일 예정에 없던 도시가스공사가 시작돼 야당측이 "선거용"이라며 반발했다.

또 안기부 직원들이 야당후보 비방유인물을 살포하다 적발된 데 이어 22일 기무사의 부재자투표 의혹이 잇따라 폭로되면서 정보기관들의 공작선거 비난이 곳곳의 집회에서 쏟아졌다. <최장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