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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운동이 23일 밤12시로 모두 끝났다. 1천여명의 후보 모두 진인사 대천명 의 자세로 심판을 기다리는 모습이다. 거물 들이 격돌을 벌였던 곳이나 이색 으로 전국적 관심을 모은 지역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국민들의 화제에 올랐던 주요 선거구들은 그간의 선거운동 과정에서 전국의 선거판에 유-무형의 영향을 끼쳐왔던 것처럼,총선후 정국기상도에서도 그들의 당락 향배에 따라,그 파장이 적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종로

서울 종로는 정치1번지라는 상징성과 더불어 민자당의 뉴리더 로 주목받아온 이종찬의원의 존재로 인해 이번 선거에서도 관심지역이었다.

지난 13대때 차세대 지도자를 표방하며 3선을 달성한 이 의원은 이번에도 대권도전 의사를 공식표명함으로써 4선 고지와 당내 위상확보를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중선거구제하의 12대때는 신당 돌풍속에서도 이 의원이 당시 이민우 신민당총재를 1천5백71표차로 꺾고 1등 당선했으며,13대 선거에선 평민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가운데 이 의원이 김명윤 통일민주당 부총재를 맞아 2천44표차로 신승을 거뒀다.

이번에도 정주영 국민당대표의 심복 인 이내흔 전 현대건설 사장과 13-14대 연속 야당 선거대책본부 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경재씨(민주)가 도전,이 의원으로서도 쉽지만은 않은 게임이 되고 있다.

이 의원은 이번 선거전의 와중에서도 노태우대통령을 면담하고 호남 지원유세에 나서는 등 대권 도전자 로서의 이미지 관리에 신경써왔다. 이 의원이 이번 총선에서 당선될 경우 그 자신이 일관되게 주창해온 대권후보 자유경선론을 행동 으로 옮길 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 이 의원이 sk(서울-경기 인맥)의 대표주자로서 김종필-박태준 최고위원,노재봉 김복동 박철언씨 등 반 김영삼진영 의 중간보스들과 어떤 관계를 형성할지 관심이다.

강남갑

강남갑은 국민당이 김동길 최고위원을 서울지역 총선의 승부카드로 내세우면서 일약 전국 최대의 격전지로 떠오른 지역.

김영삼 민자당대표의 브레인 황병태의원과 5선 관록의 이중재 전 의원(민주) 등 김 최고위원과 맞붙은 민자-민주 양당의 인물도 만만치 않아 신정치 1번지 유권자들의 선택에 전국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일단 높은 지명도와 호소력있는 외설 솜씨로 바람 을 일으키고 있으나 막판에 뛰어든 점과 경쟁후보들의 탄탄한 조직력이 부담이 되고 있다.

김 후보가 승리한다면 그것은 보수논객으로서의 개인인기를 실증하는 셈.

나아가 김 후보는 정주영대표의 노령 및 재벌당 이미지 탈색의 필요성 등을 감안할 때 향후 국민당의 얼굴 또는 대권주자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 같다.

반면 낙선할 경우 김 후보의 이미지 실추는 자명한 얘기. 김 후보가 "나 아니면 안된다고 떼쓰지는 않겠다"고 거듭 말하고 있는 것도 낙선 에 대비한 이미지관리용 발언으로 해석된다.

서초을

서초을은 양김심판 을 부르짖는 김용갑 전 총무처장관이 출마,선거결과가 세대교체론의 허실을 보여주는 잣대가 될 전망.

김 전 장관은 무소속이란 불리한 여건속에서도 나름의 세를 형성하고 있으나 강적 김덕룡의원(민자) 안동수후보(민주)와의 승부전망은 불투명.

김 전 장관이 당선되면 유권자들의 기성정치혐오 를 입증하는 셈이 되나 민자 김덕룡후보를 지난 21일의 합동연설회를 계기로 세를 장악했다는 자체분석.

민자 김 후보는 ys와 함께 오랜 세월 투쟁해온 자신의 과거,그간의 의정활동이 무소속,김 후보,민주당 안 후보와 대비될 수밖에 없음을 유권자들이 확연히 인식하고 있다고 주장.

민자 김 후보의 당선은 ys와 함께 문민시대 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유효함을 말해주는게 될듯.

구리

구리는 외압출국 시비로 주목을 받았던 인기코미디언 이주일씨(본명 정주일)가 전격출마하면서 전국적 관심을 모은 화제지역. 이씨의 출마를 보는 시각이 정치관심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흥미 본위라는 점에서 여타 화제지역과는 구분해야 할듯.

그러나 당락을 떠나,이씨 출마가 우리정치의 풍속도에 끼치는 영향은 적지않을 것이라는게 구리 선거를 지켜본 많은 관계자들의 의견.

우선 이씨(정 후보)는 원고에 의존하지않는 개그형식의 즉흥연설로 유세장 분위기를 주도해 2차 유세부터는 민자 전용원후보와 민주 조정무후보 역시 만담조 연설로 이씨에 대응치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씨의 이같은 즉흥연설은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되고 수정보완을 거친 것이라는 전문.

어쨌든 전-조 두후보는 "이씨가 없어지면 tv가 재미없어져요. 코미디언으로 남아 계속 웃기도록 해줍시다"는 등 재담경쟁을 벌이게 됐고 정견발표나 공약제시는 뒷전으로 밀렸다. 이씨가 금배지를 달경우,이는 전문 정치인 시대의 퇴조를 가속화시키는 동시에 국회에 대해 국민이 갖고 있는 고정관념 도 상당부분 수정돼야 할 것으로 보여 유권자들의 선택이 관심.

대구서갑

5공 청산의 핵심인물로 지목돼 의원직을 사퇴했던 정호용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대구서갑은 5-6공 대결 의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관심거리.

현재 대구 전체유권자들의 눈으로 볼때 정 전 의원의 당선관측이 지배적이나 범위를 서갑구로 축소할 경우 문희갑의원(민자)과 예측불허의 팽팽한 접전이 줄곧 진행돼와 귀추가 주목.

90년 4 3보선때 타의에 의해 후보를 사퇴했던 정 전 의원은 이번에 민자당측의 전국구 제의마저 거절하고 끝내 출마했으며,선거운동 과정에서도 5공 청산 및 4 3보선후보 사퇴 등과 관련해 노 대통령을 직접 공격해온게 사실. 따라서 정 후보는 당선되더라도 민자당에 합류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 전 의원이 아직 정치적 야심 을 버리지 않았다고 할때 무소속 동우회 결성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으며 이 경우 오한구(영양-봉화) 정창화씨(의성) 등 경북지역 무소속후보들도 행동통일을 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정 전 의원이 낙선할 경우 의원직 사퇴에 이어 정치생명 이 사실상 종결되는 부담을 안게될게 분명하다.

동작갑

동작갑은 재야운동권에서 기성정치인으로 변신을 모색하는 민중당의 이론가 장기표씨가 출마,진보세력의 제도권 진출이 과연 순탄할 것인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장씨는 이 지역 민주당 박문수후보의 야권 대표성을 문제삼으면서 상당한 수준의 세력신장에 성공했으나 민자 서청원의원이 쌓아온 장벽을 뚫을 수 있을지는 전혀 미지수.

장씨는 자신이 각종 토론과 잡지기고문 등을 통해 마르크스레닌주의의 오류를 지적하고 운동권개혁 을 고창했던 내용을 홍보물에 게재,재야이미지 탈피에 신경써왔다.

장 후보가 당선되면 보수 양당구도의 변화,즉 정국의 장기적인 보혁 구도개편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인 반면,낙선하면 유권자들의 잠재된 좌파거부감 으로 인해 진보세력의 제도권 진출이 아직 어려운 상황임을 반증하는 셈이다.

광주동

광주동구는 이 지역 재야-시민단체가 추대한 이문옥 전 감사관이 출마,호남의 반 김대중기운 이 확산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광주 재야-시민단체들의 무소속 이 후보 추대운동은 민주당 김 대표의 텃밭에서 돌출한 반란행위 란 점에서,선거결과는 이 후보 한사람의 당락 차원을 넘어 김 대표의 권위가 호남에서 계속 유지되느냐 안되느냐를 결정짓는 상징성을 띠고 있다.

민주당 광주시지부장 신기하의원과 맞선 이 후보는 젊은층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등 선거붐 을 타고 있으나 보수적인 계층에까지 지지가 확산될 지는 미지수. 이 후보가 당선되면 김 대표의 권위에 큰 상처를 남기는 동시에 호남 재야세력의 독자적인 정치세력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된다. 반면 이 후보가 낙선하면 여전히 김 대표의 권위가 건재함을 확인하는 것이지만,이 후보의 출마자체만으로도 김 대표의 권위에 상당한 손상을 준것으로 봐야한다는 지적들.

김해

김해는 지난 80년 대통령 민정수석을 지낸 이학봉의원이 무소속으로,90년에 역시 민정수석을 역임한 민자 김영일후보가 대결을 벌일 것으로 전망돼 일찌감치 시선을 모았던 선거구. 그러나 이씨가 후보등록 마감일인 지난 10일 대법원의 형확정판결로 피선거권이 상실되자 이에대비해 같은 무소속으로 등록했던 부인 이설혜씨가 민자 김 후보와 일전 을 치르게 됐다. 5공의 칼 과 6공의 칼 이 진검승부를 한판 벌일뻔하다,동정표의 향배가 승부를 결정할 성 대결장 으로 탈바꿈한 셈.

이 후보는 기존의 민자당 조직이 남편 이씨를 따라 대거 탈당한 뒤 계속 선거운동을 돕고 있는 등 무소속답지않은 단단한 조직이 강점. 이 후보는 이 지역 보수성향의 유권자들이 "이학봉씨라면 몰라도 "라며 여성후보에 표를 던지는 것을 썩 내켜하지 않고 있음을 의식,"나를 뽑으면 이학봉-이설혜 두의원이 당선되는 것"이라며 "출마조차 못한 남편의 한을 풀어달라"고 읍소중.

이에대해 민자 김 후보는 자신이 노태우대통령과 김영삼 민자당대표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음을 강조하며 "큰 인물로 키워달라"고 호소. 김 후보는 각종 발전공약 제시와 함께 "ys 대권가도를 위해서도 민자당 후보가 당선돼야하며 동정심 때문에 일을 그르쳐선 안된다"고 유권자들을 설득.

이 후보가 당선될 경우,과연 이 후보가 어떤 의정활동을 벌일지,남편 이씨의 피선거권이 회복되면 의원직을 사퇴하고 보궐선거를 할지 등 새로운 관심거리들이 등장할 듯.

울산남

울산남은 울산동-중구 및 울산군 등 다른 3개 지역과 함께 국민당의 근거지역으로 분류되면서 시선을 모았다.

울산남은 특히 민자-국민 양당이 접전을 벌이는 백중지역으로 국민당측은 승리를 자신하고 있는 반면,민자당측은 "여당의 조직력과 ys바람이 그렇게 만만치는 않을 것"이라고 여유. 민자 심완구후보는 김 대표의 오랜 측근으로 조직참모를 담당했던 선거통 . "13대 선거에서 당시 민정당 차수명후보를 막판 역전극으로 따돌렸던 경험을 이번에도 재현하겠다"면서 비현대기업결집,현대계열사 노사간의 틈 파고들기 등에 초점을 맞춰 뛰고 있다. 국민 차수명후보는 13대 낙선의 설욕을 위해 4년 동안 꾸준히 지역기반을 다져온데다 현대의 전폭적 지원으로 날개를 달은 이점을 활용중.

국민당의 정몽준후보가 버티고 있는 울산동을 제외하고는 울산남을 비롯한 울산권 3개 선거구 모두 혼전양상인데,이들 경합지역 의석의 향배는 선거후 국민당의 성패 를 평가하는 중요한 판단기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들이다.

군산

군산은 경제기획원 차관인 강현욱후보를 여권이 징발 했을때만해도 "민자당 나름으로는 최선의 선택이지만 황색바람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게 지배적 평가였던 곳. 그러나 민주당 내부의 분열로 누구도 결과를 점치기 힘든 혼전양상으로 급변했으며 이곳의 당락 기상도를 점치던 사람중 일부는 이변 까지 예보하고 있다.

민주 채영석후보는 당공천을 받은 자신이 김대중대표의 적자임을 주장하고 있으나,김 대표의 장남 홍일씨의 측면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무소속 엄대우씨의 출현으로 고전중. 엄 후보는 홍일씨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민주당 청년조직 연청 의 중앙회 부회장. 민자 강 후보는 물실호기 ,잠재적 여성표와 군산고 동문 등 연고인사 설득에 열중하고 있다. 이 지역의 개표 결과가 현재 연고지역들을 독식 중인 정치권의 의석분포도를 변경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포항

포항은 5공 초기의 실세 인 3허씨들의 정치권 재진입 노력이 과연 성공할지,하는 관점에서 주목되는 선거구 가운데 하나. 10 26 이후의 신군부 내에서 상당한 평가를 받았던 무소속 허화평후보가 민자당의 전국구 제의를 마다하고,여당 공천에 이 지역에 막강한 힘이 있는 포철의 지원까지 등에 업은 민자 이진우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

5공초 권력내에서 개혁을 주장하다 전두환대통령의 친인척들에 의해 권력의 핵심에서 밀려났던 허 후보는 부산 동구에서 민자당 공천으로 출마한 허삼수,경남 충무-통영-고성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허문도후보 등과 함께 새정치 를 구호로 선량 으로 변신을 시도중이다.

허 후보는 5공의 신군부 중 소장인사들 사이에 만만치 않은 지지세력이 있어 그가 여의도 입성에 성공할 경우,여권의 역학관계 변화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교준-심양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