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한 육군장교의 군부대 부재자투표 부정 폭로는 투표를 하루앞둔 23일 유권자들을 몹시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지문중위는 양심선언 이라는 것을 통해 부대원의 부재자투표를 앞두고 여당에 투표하라는 정신교육이 실시됐고 인사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공개투표가 이루어졌으며 투표가 끝난후 서신검열기로 투표내용을 표본조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군당국은 이런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당국은 기자들을 현지 부대에 데리고가 이 중위가 지목했던 장병들을 만나게하고 그들로 하여금 이 중위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증언케 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장병들은 집권세력의 안정을 위한 여당지지의 필요성에 대한 언급은 있었으나 공개투표,검열 등의 부정행위는 있을 수 없는 일 이라고 했다.

따라서 우리로서는 이 시점에서 이 중위의 폭로내용의 진실여부에 어떤 결론을 내릴 위치에 있지 않다.

다만 우리는 투표일을 하루앞둔 중요한 시점에 또다시 양심선언 과 허위조작 이 교차하는 선거풍토가 우리의 민주주의 역량을 약화시키고 있음을 개탄해마지 않는다.

그것은 두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다. 하나는 왜 선거때만 되면 군의 부재자투표와 관련된 고발 과 폭로 들이 등장하는가 하는 점이다.

우리의 군은 그동안 많이 변했다. 상당히 민주적으로 운용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군을 위해서도 지극히 염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군이 아직도 국민의 철저한 신뢰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다.

또다른 관점은 만일에 이번의 경우가 사실을 조작한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상황을 상당히 왜곡한 것이라면,이제 이런 폭로 는 선거전략의 일환이며 이런 풍토는 마땅히 개선돼야 된다는 것이다.

어느 특정인의 주장과 증언이 철저히 객관성을 유지하려면 단순한 상황의 설명이 아닌 충분하고도 필요한 증거와 증언을 동반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럴 경우 일차적 거증책임은 고발자에게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여기서 생각하는 것은 이 모든 것이 우리 선거풍토,선거의 현실,선거의 역사적 부정적 반영이라는 사실이다.

어쩌면 우리가 깨긋하고 공명한 선거를 치르지 못했던 과거에 대한 일종의 업일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어쨌든 이 문제는 고발자와 장병들에 대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이에 따른 명백한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