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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대 총선의 의미는 무엇인가. 무엇보다도 차기 대통령 선거를 향한 여-야의 대권전략하고 맞물린 총선이다. 개표결과에 따라 민자당안의 대권다툼의 역관계가 좌우될 것이며 청와대의 최종적인 전략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그리고 민주당의 김대중대표의 경우도,총선에서 세를 신장하느냐 위축당하느냐에 따라 그의 대권도전의 전망이 좌우될 것이다. 정부-여당이 선거막판의 부동표 흡수를 위해 그토록 이상한 징후 까지를 엿보이면서 뛰는 까닭이 필시 그런데 있을 것이다. 그리고 민주당이 과거와는 다른 온건 이미지 를 부각시켜서 수도권과 중부권의 유권자들을 흡인하려고 애쓰는 이유도 분명 거기에 있을 것이다.

14대 총선은 또한 6공의 그간의 치적에 대한 국민적 평가가 될것이다. 북방정책의 진전,민주화의 상대적인 진척이란 밝은 면이 있는가 하면,반면에는 물가고와 치안질서의 문란 및 수서사건같은 부정적인 면도 있었기에 이번 선거는 6공의 그런 명암이 표의 귀추로써 평가받을 것이다.

세번째로 14대 총선은 정치권 일반에 대한 국민대중의 심판이 될 것이다. 일부 유권자들은 여-야 정당과 정치인들의 저질성을 개탄해 왔고,또 일부 유권자들은 "먹고살기 어려운데 정치인들은 우리에게 무엇을 해 주었느냐"면서 정치를 배척해 왔다.

유권자들의 이런 정치 불신은 이번 선거에서 분명히 하나의 독특한 투표행태의 유형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14대 총선의 또 하나의 관심사는 우리정치의 특징인 지역 싹쓸이 경향이 이번에는 또 어떻게 표출되겠느냐 하는 점이다. 그리고 젊은 유권자들의 정치 냉소주의가 이번에도 광역선거때처럼 기권사태로 나타날 것인가,아니면 새로운 참여의지로 전환할 것인가하는 점도 중요한 관심사의 하나다.

ur와 관련된 농민층의 불만은 어떻게 나타날 것이며,충청도와 강원도의 민심은 어떻게 드러날 것인가. 그리고 모처럼 선거에 임한 진보정당은 과연 의석을 확보하여 원내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인가.

정-경유착 구조의 한쪽 당사자였던 한 재벌총수가 그 파트너였던 정치권력에 대들고 나선 이번 선거는 그 점에서 또하나의 관심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선거 막판에 이르러 공권력이 개입하는 등 갑자기 공작적 흑색공세가 기승을 떠는것 역시 14대 총선의 중요한 주목거리다. 이런 특징들을 염두에 두고서 우리는 14대 총선이 각성된 유권자들의 엄중한 정치심판이 되도록 분발할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