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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개편, 유물 중심으로 전시… 5월 5일까지 '세한도' 특별 공개

"평생 힘들게 수집했지만 국가에 돌려줘야 할 문화유산이다."(국보·보물 26건 등을 기증한 '성문종합영어' 저자 송성문)

"의사를 천직으로 알고 살아온 50년 동안 골동 수집에 취미를 붙이지 못했더라면 내 인생은 한결 삭막했으리라고 믿는다."(백자 향합 등 375점을 기증한 의사 박병래)

국립중앙박물관이 새롭게 단장한 기증관을 공개했다. 박물관은 "2년에 걸쳐 전면 개편하면서 나눔의 가치를 발견하고, 기증된 작품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했다"고 밝혔다.

애지중지 모은 수집품을 기꺼이 나라에 기증한 이들의 사연이 공간마다 배어 있다. 송성문 선생의 아들 송철씨는 "기증을 실행에 옮기기 며칠 전에 (아버지가) 진지하게 가족들에게 물어봤다.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다"며 "다른 데도 아니고 중앙박물관인데, 여러 사람이 보면 좋겠다고 다들 뿌듯하고 기분 좋았다"고 말한다. 박병래 선생의 딸 박노원씨는 "돌아가시기 며칠 전에 유물을 다 포장해서 박물관에 이사시켜 놓고 그날 저녁에 '딸을 좋은 곳으로 시집보낸 느낌이다' 말하고는 며칠 있다 가셨다"고 했다.

세련된 전시 기법도 스토리에 담긴 감동을 더한다. '기와 검사' 유창종 유금와당박물관장이 기증한 옛 기와들과 그에 앞서 일본인 이우치 이사오가 1987년 기증한 기와가 한 공간에 나란히 전시됐다. '설악산 화가' 김종학 화백이 기증한 목가구를 모은 공간은 사랑방처럼 아늑하게 꾸몄다. 화가의 설악산 설경 그림을 사랑방 창문 밖에 영상으로 펼쳐 목가구와 어우러지게 했다. 재개관을 기념해 손창근 선생이 기증한 '세한도'와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기증한 고려불화 '수월관음도'를 5월 5일까지 특별 공개한다. 기고자 : 허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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