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남편이 이혼을 요구하자 화가 나 남편이 아끼던 반려견을 고층 아파트 베란다 밖으로 던져 죽게 한 아내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울산지법 형사9단독 정제민 판사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여성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3월 13일 오전 2시쯤 울산 동구 한 아파트 11층 베란다 밖으로 남편 B씨의 반려견(푸들·11세 추정)을 던져 죽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판결문에 따르면, 회사원인 A씨는 B씨와의 결혼 생활 중 조산(早産)을 경험하자 조산의 이유가 반려견 때문인 것으로 생각해 남편에게 반려견을 입양 보내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남편은 오히려 A씨에게 지난해 2월 27일 이혼을 하자고 통보했다. 이에 화가 난 A씨는 남편이 반려견을 각별히 아끼는 것에 불만을 품게 됐다. 급기야 사건 당일 술을 마시고 귀가한 A씨는 남편과 다퉜고, 남편이 잠시 담배를 피우려고 집 밖으로 나간 사이 현관문을 잠그고 반려견을 베란다 창문 밖으로 던졌다.

A씨와 B씨는 애견 동호회에서 만나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결혼 전에도 이 반려견을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 6월 혼인신고를 한 두 사람은 현재 이혼소송을 밟고 있다.

재판부는 "반려견을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해 죄질이 좋지 않고 견주인 남편으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며 "다만 범행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고 피고인의 정신 건강이 좋지 않아 보이는 점, 초범이고 반성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학대 행위를 했을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또 동물을 학대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기고자 : 울산=김주영 기자
본문자수 : 907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