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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서 43년 최장수 근무 기록
총재로 8년… 이달 31일 퇴임

"76차례 통화 정책 회의를 주재하며 어느 것 하나 쉬웠던 적이 없었다." 2014년부터 한국은행을 이끌고 이달 말 퇴임하는 이주열(70·사진) 총재는 23일 송별 기자간담회에서 8년 동안 임기를 "불확실성이 컸던 시기이고 선제적으로 움직이기가 결코 쉽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한은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의장을 맡기 시작한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연임하며 박근혜·문재인 두 대통령을 거쳤다.

35분 동안 송별 간담회에서 시종일관 신중한 답변을 이어가던 이 총재는 '마지막 한마디'를 묻자 "(총재로서) 나름대로 좀 더 적시에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은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근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선 "경제주체들엔 금융 비용 부담으로 이어져 인기가 없는 정책이지만, 자칫 타이밍을 놓치면 국가 경제 전체적으로 훗날 더 큰 비용을 치러야 한다고 과거 경험으로부터 배웠다"고 했다.

그의 임기 중엔 메르스 사태(2015년),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2016년), 미·중 무역 갈등(2019년), 코로나 위기(2020년) 등 대형 악재가 잇달아 터졌다. 그 탓에 대체로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결정을 내려야 했고 임기 말기에야 가계부채 급증과 자산 가격 거품에 대응하기 위해 세 차례 기준금리를 올렸다. 특히 코로나 확산 직후인 2020년 3월 16일엔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소집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린 0.75%로 결정한 '빅 커트(big cut)'를 과감히 단행했다.

이 총재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호의적이다. 국내외 경제 충격에 대응하면서 시장과 사전에 소통하려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아 불확실성을 줄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총재는 많은 기록을 남기고 한은을 떠나게 된다. 연임도 최초이지만 1950년 한국은행 설립 이후 최장수 근무자(43년)라는 기록도 남겼다. 2018년엔 한은 총재 최초로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의 '이너서클'로 불리는 국제결제은행(BIS) 이사로 선임되는 성과를 이뤘다. 기고자 :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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