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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측, 靑·여권에 ＂발목 잡지말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과 국민의힘은 22일 청와대가 대통령 집무실 5월 용산 이전에 반대한 것과 관련해 "일할 수 있게 도와달라"면서 총력 대응에 나섰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안보 공백'을 이유로 들어 집무실 이전 예산을 승인하지 않은 것을 두고는 "역겹다" "옹졸하다" 같은 격앙된 반응도 보였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민께서 정권 교체를 명하신 것은 제대로 일하라는 국민의 엄중한 바람"이라며 "저희는 일하고 싶다. 일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서는 "청와대의 집무실 이전 반대를 겨냥한 발언"이라는 말이 나왔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윤 당선인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용산 집무실에서 일하려던 구상이 헝클어지자 현 여권이 발목을 잡는다는 인상을 갖는 것 같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취임 전 집무실 용산 이전이 어려울 경우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고 서울 종로구 통의동 당선인 집무실에서 임기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윤 당선인은 인수위 회의에서 "내 개인을 생각하면 청와대로 들어가는 것이 편하지만, 그러면 국민 감시가 없어지고 거기서부터 불통과 부정부패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당선인 측 인사는 "윤 당선인은 집무실 이전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불통·부패와 절연한 대통령으로서 임기를 시작한다는 생각"이라며 "(청와대에) 아쉬운 소리 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윤 당선인 측과 국민의힘은 '안보 공백'을 이유로 집무실 5월 용산 이전에 반대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공세에 나섰다.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는 라디오에서 문 대통령을 겨냥해 "북한이 미사일을 쏴도 미사일이라고 말하지 못하고, 한미 연합훈련도 다른 나라 눈치로 못 하는 것들을 안보 공백이라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신(문 대통령)께서는 왜 예전에 광화문 이전을 하겠다고 했나. 내가 하면 괜찮고 남이 하면 안보 공백이냐"고 했다.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를 주도하는 김용현 전 합참 작전본부장은 이날 라디오에 나와 "그동안 (북한이) 수십 차례 미사일 발사로 국민 안전을 위협했음에도 이 정부가 도발이라고 말하지 않았다"며 "그분들이 갑자기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하고 안보 운운하는 자체가 굉장히 역겹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 측과 국민의힘의 이런 움직임은 여론을 결집해 현 청와대를 압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새 정부 출범 전부터 청와대가 발목 잡기를 한다는 인상을 부각하겠다는 것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성일종 의원은 이날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윤 당선인 발목을 잡고 흔드는 데에 역량을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선 "국민의힘이 강경 대응하면 동시에 인수위 측은 청와대와 물밑협상을 이어가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한 의원은 "청와대가 집무실 이전 예산을 승인하지 않는다면 임기 시작 전까지는 '여론전' 외에는 마땅한 방법이 없다"고 했다. 기고자 : 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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