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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민주 ＂용산 이전 속도조절해야＂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국정에는 작은 공백도 있을 수 없다. 특히 국가 안보와 국민 경제, 국민 안전은 한순간도 빈틈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5월 용산 이전 계획에 대해 다시 한번 에둘러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이다. 청와대와 여당은 반대 이유로 '안보 공백'을 내세우고 있다. '몽니'가 아니라 '합리적인 문제 제기'라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군 시설을 한 달 만에 속전속결로 옮기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며 "정부 출범 후 천천히 하는 것이 순리에 맞고 안보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신냉전 구도가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국제 안보 환경 속에서 한반도 정세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며 "우리 군이 최고의 안보 대비태세를 유지해야 할 때"라고 했다. '집무실 이전'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전날 "무리한 면이 있어 보인다"고 한 데 이어 또다시 '엄중한 안보 현실'을 강조하며 윤 당선인 계획을 거부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 정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지 않았지만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국가원수이자 행정수반, 군 통수권자로서의 책무를 다하는 것을 마지막 사명으로 여기겠다"고도 했다. 그동안 윤 당선인 측과 갈등 요인으로 꼽혔던 인사, 사면, 집무실 이전 등에 대해 임기가 종료되는 5월 9일까지 뜻대로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됐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도 이날 하루에만 라디오에 다섯 차례 출연해 청와대 논리를 전파했다. 그는 "윤석열 당선인은 5월 10일부터 청와대 위기관리센터 시스템을 가지고 군 통수권자로 국가를 보위해야 한다"며 "그런데 (집무실을 이전하면) 그 시스템을 옮기는 데 시간이 얼마나 소요될지 걱정"이라고 했다. 다만 청와대도 열흘이 넘도록 이뤄지지 않고 있는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 문제에 대해 정치적 부담을 느끼고 있다. 문 대통령도 원활한 인수인계를 지시하며 "각급 단위에서 긴밀한 소통과 협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 계획에 대해 "이사가 민생보다 더 중요하냐"고 공세를 퍼부었다. 일부 의원은 "칼사위" "투정의 끝판왕" "망나니 장난질" "국민 불안 대참사" 등의 표현까지 썼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당회의에서 "당선인이 속전속결로 대통령 집무실 설계부터 이전까지 직접 로드맵을 발표한 것에 비해, 민생 경제 회복 방안에 대한 거북이 행보가 개탄스럽다"고 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 손바닥에 쓴 '왕(王)' 자처럼 행동하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며 '무속 의혹'을 거론했다. 최강욱 의원은 윤 당선인을 '윤석열씨'라고 불렀다. 그는 "나라의 주인은 분명 국민이라는 점을 윤석열씨의 몸과 마음에 확실히 새겨주겠다"며 "망나니들의 장난질에 부서지고 망가지더라도 결코 무릎 꿇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기고자 : 김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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