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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신이란 세상이 불안해져 위기감이 팽배했을때와 웬만큼 먹고 살게 되면서 무료해졌을때 기생한다고 한다. 그 어느 요인 때문에 기생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지금 영남 호남 남도지방에서는 음력 2월이 바람달이라하여 결혼을 하면 파혼을 하거나 불행해진다하여 결혼을 기피,예식장들의 개점휴일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한다. 이 바람달 미신은 해안지방으로 갈수록 심하여 40~50건 치르던 예식장이 단 한건도 치르지 못한 경우도 있다 한다.

왜 2월에 결혼하면 깨진다는 미신이 형성되었을까. 음력 2월은 환절기라서 바람이 거세기에 이 바람의 신을 달래는 뜻에서 일정 기간동안 몸을 사리는 풍신 바람신앙이 예부터 있어 왔다. 홍석모의 둥국세시기 에 보면 영남지방의 풍속으로 음력 2월 들어 집집마다 신맞이를 하는데 그 바람의 신이름이 영등신이라고 한다 했다. 무당이 영등신이 씌었다고 외치며 마을을 돌아다니면 사람들은 좇아가 이 영등신을 정중히 집에 모시는데 이렇게 신맞이를 한 2월 초하루부터 보름 또는 스무날까지 사람들은 근신을 하고 서로 오가는 것을 기피한다 했다.

제주도에서는 연등신 맞이를 하는데 2월 초하룻날 말머리 모양의 신대에 오색천을 달고 말이 뛰는 시늉을 하며 이 연등신을 즐겁게 맞이한다. 이렇게 하여 보름에 가서야 멎는다.

바람많은 제주도에서 연등신은 연등할멈 또는 연등마마로 불리는 바람의 여신이다. 제주시의 동쪽 서안에 연등당이라는 당집이 있었으며,바람달인 음력2월 전반 보름동안에는 이 연등할미가 조개를 먹는다 하여 해녀들이 조개나 전복을 따지 않으며 부정탄다하여 바닷물로 빨래를 하지 않는다.

신경질과 투정이 대단한 연등할미인지라 잘 모시지 않으면 부부간의 금슬을 깨고 병과 재앙을 몰아 오기에 집집마다 극진히 모시는데 띄워보낼때도 도로리로 불리는 목판에 대나무 돛을 달고 오색종이로 장식하여 닭-쌀-미역-술을 가득 싣고서 바다에 띄워 융숭하게 환송했던 것이다.

이 연등신을 위해 2월 상반기에 아무일도 하지않고 근신하는 풍속도 서울지방에도 있었음을 조선조 후기의 정승이요,실학정치가 채제공의 문집에서 알 수가 있다.

영남의 영등이나 제주도의 연등은 신앙시기나 근신방법이 같은 것으로 미루어 동일 신이며 계절적인 토속신인 바람신의 이름에 불교행사인 연등이 복합한 것은 옛날 부처님 탄신일이 2월8일이었고 그 전후하여 연등을 했던데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다.

자연에 종순하는 음력 2월의 근신민속이 2월에 결혼하면 깨진다는 미신으로 현대화한 것일게다. 미신이기에 믿는 사람만 어리석으면 되는 일이다. 다만 무료에서 탄생된 미신이면 몰라도 시대의 어떤 위기감에서 파생된 것이라면 불길한 예감이 드는 미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