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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당 6공 실정 산물

강남갑

오후2시 서울 역삼중학교에서 열린 강남갑 마지막 합동연설회는 1,2차때를 훨씬 능가하는 1만여명의 청중들이 운집,여야 3당의 총력전이 펼쳐지고 있는 이곳 선거전의 열기를 반영.

이날 각 후보측 운동원들은 대회시작 10여분전부터 대회장 중심에 자리를 잡고 자당후보들의 이름을 연호하는 등 치열한 세과시 경쟁을 벌였는데 운동원 규모에서는 민자당 황병태후보측이 5백여명으로 단연 우위.

맨먼저 등단한 황 후보는 "민주당 이중재후보가 야권통합을 이뤘다지만 이 후보가 당초 주장한 야권통합은 김대중대표 2선 후퇴가 전제된 것이었다"면서 야권통합의 한계를 논박.

황 후보는 이어 국민당 김동길후보의 대학문호 확대 및 3부제 운영공약을 "비현실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하는 한편 김 후보의 토지 국가관리론에 대해서는 "사회주의 사상"이라고 맹공.

이어 등단한 민주당 이 후보는 야권통합의 의미를 누차 강조한뒤,자신이 김대중 비판자 임을 유난히 강조했는데 이 대목에선 조용하던 일반 청중들도 "옳소"를 연발하고 큰 박수로 호응.

이 후보는 민자당과 황 후보에 대해 다시한번 신랄한 공격을 퍼부었으나 국민당에 대해서는 "정주영씨가 정당을 만든 것은 잘못됐지만 그것도 따지고 보면 6공 실정의 하나"라고 말해 비판의 초점을 돌리는 모습.

맨마지막에 상당수 청중들의 박수를 받으며 등장한 국민당 김 후보는 먼저 자신을 공격한 황 후보에 대해 "어쩌면 그렇게 떨어지기에 딱 알맞은 개인 공격만하고 내려가느냐"며 꼬집고 "이중재동지는 야당의 훌륭한 인물이므로 나를 찍지않으려면 우리 이중재 형을 찍어주기 바란다"고 넉살.

김 후보는 자신이 목욕탕 유세에 나섰던 경험을 소개해 청중들을 한차례 웃긴뒤 "황 후보는 4년동안 가만히 있다가 이제와서 여러 공약을 내놓는데 이게 뭡니까"라고 반문.

선거마다 흑색 대상

강남을

서울 강남을 합동유세는 이날 새벽 안기부 직원들이 민주당 홍사덕후보의 여성 스캔들을 담은 흑색선전물을 뿌리다 적발된 사건이 터진후에 열려 시작전부터 각 후보와 운동원들,그리고 청중들이 모두 굳은 표정.

맨 먼저 등단한 민자당 김만제후보는 이 사건과 관련한 언급을 피한채 "학계,관계,재계를 두루 거친 경제전문가인 나를 민자당이 공천한 것은 당면한 경제위기를 타개하는데 중용키 위한 것"이라며 "비록 민자당의 인기가 땅에 떨어져 있지만 민자당 후보를 압도적 지지로 당선시켜 정치안정,경제안정,치안확립을 이루게 해달라"고 지지를 호소.

김 후보는 연설 말미에 "민주당 홍 후보의 여자관계 문제는 사실여부를 떠나 정략적으로 이용할 마음이 조금도 없다"면서 "나도 이 사건의 피해자인 만큼,잘 해결돼 모두가 자존심과 명예를 회복했으면 한다"고 언급.

이어 침통한 표정으로 연단에 오른 민주 홍 후보는 "훔친 촛불로 성경을 읽는 사람은 없다"고 자신의 결백 을 주장하며 연설을 시작. 홍 후보는 "선거 시작전부터 이런 흑색선전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선거 홍보물에 나의 가족사진까지 실었다"면서 "안기부는 우리 가정과 흑색선전물에 언급된 여성들의 가정을 파괴한 가정 파괴범"이라고 주장.

홍 후보는 청중들에게 안기부 직원으로부터 빼앗은 신분증을 흔들어 보여 주며 "이런 정치판에서 발버둥 쳐야할지 비감한 생각이 든다"고 심정을 피력하고,민자당 김 후보를 향해 "이번 사건을 사전에 알았는지 의 여부를 즉석에서 공개질문.

그 직후 홍 후보는 "정치경쟁자를 비방하지 않겠다는 내 결심이 오늘 깨져 억장이 무너져 더 말을 못하겠다"며 10분만에 자진하단. 그러나 그후 등단한 신정당 이신범후보는 "흑색선전물은 물론 나쁘지만 그 같은 선전이 나올 소지가 없었나"라고 흑색선전 내용자체의 사실여부에 초점을 맞춰 주목. 이 후보는 이어 "민주 홍 후보는 선거때마다 같은 내용의 흑색선전 대상이 되고있는데 그럴 소지가 있었는지 심각히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지난 13대 선거에 이은 홍 후보의 여난 을 겨냥.

"인간적 배신감 느껴"

대구서갑

21일 오후2시 대구시 서구 이현국교에서 열린 대구 서갑의 두번째 합동연설회에는 이곳 출마자들이 정호용씨의 의원직 사퇴로 실시됐던 4 3보궐선거 때 인물 그대로인데다 모두가 경북고 선후배인점 등으로 인해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는 탓인지 1만여명에 달하는 많은 청중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

각 후보진영에서는 연설회장 입구 1백여m전부터 수백명의 운동원들을 동원,홍보물을 나눠주며 지지를 부탁하는 한편,운동장 스탠드에는 문희갑후보가 동원한 청중 2천여명이 연설시작 2시간전부터 자리를 차지하는 등 후보들마다 세과시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

또 정호용후보가 연설회장에 들어서면서 정 후보의 지지자 수백명이 정호용 을 연호하자 이에 자극받은 문 후보 지지자 2천여명이 문희갑 연호로 맞섰으며,정 후보측은 이를 중지시켜줄 것을 선관위에 강력히 요청.

첫 등단한 민주당 백승홍후보는 정 후보를 겨냥,"친구인 대통령에게 배신 당해 억울하다고 날마다 대통령을 헐뜯고 다니는데 대체 어떻게 의리를 지켰길래 그 모양이냐"고 꼬집은 뒤,다시 문 후보에 대해 "이나라 경제를 망친 사람이 무슨 염치로 표를 달라느냐"면서 여당 일색인 대구에서 야당후보인 자신을 밀어달라고 호소.

민중당 김현근후보는 "요즘 아내가 tv드라마 사랑이 뭐길래 가 재미있다고 빠지지 않고 보는데 얼마나 재미없는 세상이길래 사람들이 이러한 드라마에 재미를 느끼겠느냐"면서 "노동자들이 대접받는 희망의 정치,잘사는 정치를 펼겠치다"고 역설.

민자당 문희갑후보는 "1년10개월이라는 짧은 의원 재직기간중에 서대구 화물역 건설,성서국도 확장 등 10여가지의 굵직한 공약사업을 이행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당선되면 토지공개념제와 금융실명제 실시,그리고 지역개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공약.

문 후보는 연설을 마치면서 청중들을 향해 "마지막 연사인 정 후보의 연설을 끝까지 경청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으나,정 후보의 연설이 시작된지 5분만에 지지자들이 대거 퇴장.

마지막으로 나선 무소속 정호용후보는 "5공 청문회 당시 광주사태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내가 희생양으로 의원직을 사퇴했다"며 "노태우대통령이 보궐선거에 출마하면 지원키로 약속해놓고도 지원은 커녕 전화도청과 미행을 일삼는가하면 친인척들에게 압력을 넣어 또다시 후보를 사퇴케 한데 인간적인 배신감을 느꼈다"고 노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되풀이.

*"부산정권 창출" ys람 부채질/부산 남갑/"도민위해 태어난 당" "돈 더 벌려는 당"/춘천군 양구 인제

박수 부대 2천여명

부산 남갑

선거중반부터 부산지역의 새로운 관심지역으로 부상한 부산 남갑 합동연설회에서는 ys바람을 최대한 이용하려는 민자당 후보와 견제세력 육성을 호소하는 야당 및 무소속 후보자들이 막판 표모으기에 총력을 집중.

이날 오후2시 용산국교에서 열린 합동연설회는 1-2차 합동연설회 보다 배에 가까운 6천여명의 청중이 운집,막판에 뜨거워지고 있는 이 지역분위기를 반영. 그러나 각 후보의 박수부대 2천여명이 지지후보연설때 함성을 터뜨리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일반 청중들은 차분하게 연설을 경청.

무소속 임기배후보는 "현재의 정치-경제적 위기는 군부정치와 재벌정치 때문"이라며 민자당과 국민당을 싸잡아 비난한 뒤 "이제 노동자를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을 국회로 보내 새 시대를 열자"고 자신의 지지를 호소. 민자당 허재홍후보는 "4백만이 하나로 뭉쳐 김영삼대표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부산 정권시대를 창출하자"며 한껏 ys바람을 부채질한뒤 "남구를 부산 제1의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이기대와 백운포를 관광단지로 조성하고 용호동에서 감만동으로 이어지는 배후도로를 건설하겠다"고 지역개발 공약을 제시.

민주당 송정섭후보는 "최근의 악화된 경제사정은 정치빈곤과 경제정책 실패때문에 생겨났다"고 6공 정권을 비난한뒤 "힘있는 견제세력을 만들어야 우리나라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며 지지를 호소.

국민당 이영근후보는 "민주당은 지역적 특성때문에 부산에서 뿌리를 내릴 수 없을 것이므로 국민당 후보가 부산에서 5~6석은 당선돼야 민자당의 독주를 막을 것"이라며 대결구도를 민자당 후보와 자신으로 압축한뒤 "현재 국회의원 가운데는 조세 전문가가 한명도 없다며 세무사인 자신의 이미지 부각에 주력.

눈도장 찍기 바빠

춘천군-양구-인제

강원도 인제군 인제중학교에서 열린 합동연설회는 1천2백여명의 주민들이 참석해 꽃샘추위 속에서도 후보들의 연설을 진지하게 경청하는 분위기.

첫 등단한 민자당 이인섭후보는 "당선되면 인제군내에 농공단지 조성의 일환으로 2년제 전문대를 확실히 설치하겠다"고 공약한뒤,자신의 맞수 인 국민당측 후보를 겨냥 "국민당이 마구 쏟아내는 지역개발 선심공약들은 결코 정부의 허가를 받지못해 백지수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

이어 민주당 허경구후보는 "여러분들의 속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후보들이 많다"고 말문을 연뒤,"선거철만되면 공약을 되풀이하는 민자당" "돈을 더 벌기위해 나타난 재벌당" 등 민자-국민 양당을 싸잡아 공격하면서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 신정당 박영석후보는 "27살 약관의 나이로 처음 국회의원에 출마,낙선한 뒤로 꾸준히 이 지역 농민들을 위해 야당생활을 해왔다"고 자신을 소개,"앞으로 후보들이 서로 인제군을 고향이라고 했지만 진짜 고향은 본인뿐"이라며 터줏대담 임을 과시.

국민당 홍종욱후보가 마지막으로 등장하자,연단 맞은편에서 박수부대로 보이는 청중들이 일제히 환호를 했으나 타후보측 운동원들은 주위에 있는 청중들과 함께 우르르 유세장을 빠져나가는 사태가 속출. 홍 후보는 "강원도민을 위해 생겨난 당"이라며 지역성을 부각.

후보자들은 자신의 연설이 끝나기 무섭게 후보대기석을 비운채 유세장 주변을 돌며 참석 청중들과 악수를 나누거나 눈도장 을 찍느라 바빴고,어떤 후보는 운동장안에 설치된 포장마차에서 유권자들과 소소줏잔을 나누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