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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0명 투입한 LH發 부동산 투기 수사 1년… '꼬리'만 잘렸다

작년 3월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가 불거진 이후 1년간 주요 공직자 등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수사해 온 경찰이 21일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 합동 특별수사본부'란 이름으로 경찰청, 금융위원회, 국세청 등에서 1560명의 인력을 투입했던 특수본은 이날 "지난 1년간 총 6081명을 수사해 4251명을 검찰에 송치했고 이 중 64명은 구속했다"며 "1506억원 상당의 투기 수익을 '기소 전 몰수 추징' 했다"고 밝혔다. '기소 전 몰수 추징'은 재판에 앞서 불법적으로 얻은 재산의 처분을 금지하는 조치다.

하지만 이 같은 수사 결과를 놓고 "용두사미"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고위직의 부동산 투기를 발본색원하겠다는 애초의 목표와는 달리 이번 수사로 검찰에 넘긴 4251명 중 3827명(90%)이 일반인이었다.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 고위 공무원 등 공직자는 41명에 불과했고 하위직 지방·국가 공무원은 197명이었다. 공직자 친족은 97명, 이 수사의 발단이 된 LH 직원은 61명으로 나타났다.

전·현직 국회의원의 경우, 수사 대상에 오른 33명 가운데 6명을 검찰로 송치했으며 이들 가운데 구속된 이는 1명이었다. 경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린 전·현직 의원에는 당시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던 양향자 무소속 의원,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도 포함됐다.

검찰이 혐의가 있다고 판단한 국회의원은 민주당 1명과 국민의힘 5명이었다. 민주당에선 김경협 의원이 지역구 내 개발 예정지의 땅을 매입하면서 관할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다.

국민의힘 소속으로는 정찬민 의원이 경기도 용인시장 재직 중 건설 시행사에 편의를 제공해주는 대가로 지인 등이 그 회사가 개발하는 지역의 토지를 시세보다 싸게 살 수 있도록 해 준 혐의로 작년 10월 구속됐었다. 같은 당 강기윤·김승수·배준영·한무경 의원은 불구속 송치된 경우였다.

또한 경찰이 이날 발표한 다른 고위 공직자의 투기 사례 중 상당수는 작년에 이미 알려진 내용이어서 "수사를 통해 추가로 밝혀낸 것이 별로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창범 전 양구군수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는 군수로 재직할 당시 업체 관계자로부터 알게 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역세권 내 1400여㎡ 부지를 매입해 약 1억8000만원의 시세 차익을 거둔 혐의로 작년 6월 구속됐다. 또 같은 시기 수도권 3기 신도시 개발 사업 등과 관련해 LH와 부동산업자를 연결해주는 대가로 63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송치된 LH 전 부사장 A(63)씨는 이미 지난 2월 1심에서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LH 등의 내부 개발 정보가 유출됐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 성과가 미흡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내부 정보 부정 이용으로 송치된 사람은 209명(4.9%)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반면, 경찰이 적발한 4251명 중 1206명(약 29%)은 경작을 할 의사도 없으면서 투자용으로 땅을 샀다는 농지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이런 점 때문에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시간이 지나고 분노의 목소리가 수그러들면서 개혁 의지 역시 시들해지고 있다"며 "특히 권력층에 대한 수사 성과는 미흡하다"고 했다.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은 이날 "공직자의 경우에는 은밀하게 내부 정보를 이용하기 때문에 적발이 쉽지 않다"며 "그럼에도 고질적인 조직적 범죄를 밝혀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했다.

[표] 정부의 부동산 투기 수사로 검찰에 송치된 4251명 기고자 : 이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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