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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4조 추경안 의결… 정치권은 증액 신경전

정부가 21일 14조원 규모의 코로나 지원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의결하자마자 정치권에선 추경 증액을 위한 주도권 샅바 싸움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이날 "35조원 추경"을 주장하며 '대선 후보 간 긴급 회동'을 제안했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우리는 (자체 추경)안을 이미 다 냈다. 여당이 (예산안 수정을 위해) 대통령을 설득하라"고 했다. 이 후보는 자신이 주도하는 추경 증액 그림을 그렸고, 윤 후보는 국민의힘의 제안을 정부·여당이 받으면 된다고 대응했다. 설을 앞두고 정치권이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표를 볼모로 '정치적 쇼'를 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김부겸 총리도 "핵심은 재원 조달인데 여야 후보들이 말씀을 안 한다"고 했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14조원 규모 추경안을 의결했다. 정부는 14조원 중 11조3000억원은 국채를 발행해 조달하고, 나머지 2조7000억원은 정부 기금에서 끌어 쓰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추경을 통해 마련된 돈으로 소상공인 업체와 소기업 320만개에 대해 300만원씩을 '방역 지원금'으로 2월 중에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15일 이전에 문을 열었고, 코로나 방역 이후 매출이 감소한 곳이 지급 대상이다. 여기에 총 9조6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한 사람이 두 개의 업체를 가지고 있으면 둘째 업체에 대해서는 300만원의 절반인 150만원을 지급하는 방안 등을 정부는 검토하고 있다. 또 방역 조치로 영업이 중지됐거나 제한된 업체를 대상으로 한 손실 보상 재원을 1조9000억원 늘리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중증 환자 병상 확보(4000억원), 치료제 추가 확보(6000억원) 등에 들어갈 방역 예산을 확충하기로 했다.

정부는 유례 없는 1월 추경을 '초과 세수(稅收) 기반 방역 추경'이라고 했다. 세금이 기대했던 것보다 10조원 더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미리 11조3000억원의 빚을 내 추경을 편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초과 세수 10조원 중 4조원가량은 지방정부와 교육청에 의무적으로 지급해야 할 돈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빚을 더 내야 한다. 이번 추경 편성으로 올해 말 국가 채무는 1075조7000억원으로 늘어나고, 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은 50.1%로 상승하게 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전 이 비율은 36%였다.

그러자 이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정부 재원으로 (추경 재원) 35조원을 마련할 수 있도록 모든 대선 후보에게 긴급 회동을 제안한다"고 했다. 35조는 최근 국민의힘이 제안한 코로나 지원 추경 규모다. 국민의힘은 코로나 지원금을 1000만원으로 늘리고, 손실보상률도 현행 80%에서 100%로 확대하자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14조로 부족하다고 했는데 뭐를 또 논의하자는 것이냐"며 "(회동 제안을) 국민이 진정성 있는 것으로 보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예산안 수정은) 정부의 동의를 받아야 하니 여당 후보가 대통령을 먼저 설득하면 된다"며 "(이후에) 양당 원내지도부가 논의하는 게 순서"라고 했다.

재원 문제와 관련해서도 이 후보는 "정부 입장에선 지출 구조 조정 예산만으로 가능할지 망설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나랏빚을 더 얻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세출 구조 조정을 하나도 안 하고 추경안을 편성하겠다고 하는 것은 용납이 안 된다"고 했다.

이 같은 여야의 공방에 대해 김 총리는 이날 라디오에서 "(빚을 내기 위해) 채권을 발행한다는 말은 쉽지만, 채권에 대한 이자가 공짜가 아니다. 이런 부분(이자)들이 무섭게 올라가고 있다"며 "결국 그건 다 국민 부담이다. 정부가 현재 이용할 수 있는 재원으로선 이게 최선"이라고 했다. 기고자 : 김정훈 기자 조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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