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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건설시장을 둘러싼 국제 수주전이 치열하다. 대만이 오는 96년까지 총3천30억달러(2백33조6천억원)의 재원을 투입하는 국가건설 6개년계획 을 추진하면서 외국 건설업체들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대만은 작년말 현재 외환보유고가 무려 8백16억달러에 달해 경제개발계획에 따른 자금동원능력이 충분하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인 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다.

더구나 중국의 국제적 지위향상을 의식한 외교적 공세 차원에서 시장개방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각국의 대형 건설업체들이 대만진출을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프랑스-이탈리아-노르웨이 등 유럽국가들이 대만과의 국교단절 이후 처음으로 각료급 대표단을 잇따라 대만에 파견했으며,헝가리도 의회사절단을 보내 경쟁에 뛰어들었다.

올들어서는 미국-영국의 상공부차관이 시장진출을 타진하고 돌아갔으며,일본의 경우는 경제인단체 등 대규모 민간사절단이 이미 서너차례 다녀갔을 정도로 적극 공세에 나서고 있다고 주한 대만대사관측은 밝혔다.

한국측에서는 서영택 건설부장관이 현지 수주활동을 지원키 위해 19일 대만으로 출발했다. 이에 앞서 김종인 청와대 경제수석과 민관식씨도 얼마전 대만을 둘러보고 돌아왔다.

정훈목 현대건설회장과 남정우 삼성종합건설사장-장영수 (주)대우사장 등 건설업체 대표들도 21일 대만 현지에서 서 장관과 합류할 예정이다.

대만은 지난 81년 이후 줄곧 gnp 7~9%,수출 8~11%의 높은 성장을 지속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사회간접자본 시설투자 미비가 경제성장의 한계로 지적되고,국민복지에 대한 투자 소홀이 정정불안의 원인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이번 6개년 계획의 추진 배경이 여기에 있다.

주요 부문별 투자계획은 지하철건설-핵발전소건설 등 7밸79개 프로젝트에 이르며,6개년 계획이 끝나는 오는 96년까지는 1인당 1만4천달러의 국민소득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만은 6년간의 투자계획을 미리 확정짓지 않고 경제상황과 자금조달 능력에 따라 탄력적으로 공사발주를 실시할 방침이어서 각국의 수주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대만은 국내 건설업체들이 대부분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선진 외국업체와의 합작 또는 기술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한국업체로는 상성종합건설과 대우 등 2개 업체가 총 5천3백만달러 상당의 타이베이시 지하철공사와 지하차도공사를 진행중이다.

그러나 대만건설시장은 외국업체에 대한 면허-조세상의 차별이 심하고,제3국 인력을 쓸경우 필요인력의 3분의1만을 허용하는 등 진출이 까다로운 편에 속한다.

또 외국업체에는 현지법인을 설립해야 입찰이 허용되며,이 경우도 도급규모가 56만달러 이하로 제한돼 있다.

한국업체들은 가격 경쟁력 면에서 미국-유럽업체들보다 다소 우위에 있으나,대만측의 기술이전 요구조건이 따르는 공개 경쟁입찰에서는 불리한 위치에 있다. 따라서 건축-토목 분야의 참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부 관계자는 "대만은 한국과 전통적으로 우방관계에 있는 데다,최근 한국과 중국의 수교를 앞두고 대만측이 외교적 측면에서도 적극성을 보이고 있어 시장전망이 밝은 편"이라고 말했다. <승인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