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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아일랜드에서는 친구의 아버지에게 강간을 당하고 애를 밴 14세 소녀의 낙태문제를 두고 나라안이 발칵 뒤집히고 있다. 생명을 존엄하게 여긴 전통적 가톨릭국가인 아일랜드에서는 낙태를 비록 미완성의 삶일지라도 살인행위라하여 법으로 금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완성의 태아살해도 범죄로 치는데 하물며 스스로의 목숨을 끊는 자살임에랴.

영국에서는 자살시체를 말에 매어달아 시중을 끌고 다님으로써 모독을 가하고 자살자의 재산은 국가소유로 환수되었던 것이다. 영국에서 자살을 범죄로 규정한 법을 폐지한 것은 겨우 30여년전인 1961년의 일이었다.

이처럼 신이 내린 존엄한 생명이기에 미완성의 생명이건 스스로가 끊는 생명이건,훼손될 수 없다는 것이 서양인의 생명관이다. 동양인의 생명관도 존엄하다는데는 공통되지만 다른것이 있다면,신으로부터 받은 것이 아니라 수지부모했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 전통적 사생관 때문인지 엊그제 성공했다는 뇌사자의 간이식 수술에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다.

뇌사판정을 받은 사람으로부터 건강한 간을 적출하여 병든 간 때문에 죽어가는 사람에게 이식하여 살려낸 것을 의료계의 개가로 도하신문들이 대서특필하고 있다. 하지만 이식을 받아 살아난 사람에게는 개가일 수 있지만 심장이 뛰고 체온이 있는 상태에서 간을 적출당한 당사자는 뇌사가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살인을 당한 것이 된다.

법적으로 뿐만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또한 부조리로 지탄받을 소지가 없지 않다. 왜냐하면 질이 좋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 질이 낮은 생명을 희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할리야 없지만 이같은 일이 개가로서 칭송받으며 성행한다 할때 돈 많고 신분높은 사람이 의료진과 환자 가족과 짜거나 매수하여 뇌사를 조작하여 내장을 적출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또 뇌사를 인간의 죽음으로 단정한데는 법적-사회적-윤리적-종교적으로 많은 문제가 제기되게 돼있다. 이를테면 뇌사상태의 여인이 아기를 출산한 사례가 미국-일본 등지에서 있었다. 뇌사시점을 죽음으로 잡는다면 사자가 아이를 낳은 것이 되며 송장이 낳은 이 아이의 법적인 문제가 복잡해진다.

기왕 죽을 목숨,딴 사람이나 살린다는 공리적 정신을 탓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공리적 타산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 인간사회다. 뇌사에 관한 양식의 공감대 형성없이 또 뇌사에 관한 입법도 되지않은 상황에서 벌어진 이번 개가 에 대해 법적-사회적-윤리적-종교적 여과와 처리가 있어야 할줄 안다. 윤리의 역사가 남다른 법치국가이기에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