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부동표는 아직도 부동 인가. 선거는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 각 정당은 부동표대책에 법석을 떨고 있다. 그러나 딱부러지는 묘안은 아직도 나타나 보이지 않는다.

여야 각 정당이 주장하는 부동표는 전체 유권자의 50% 내외다. 1천4백50만표 규모에 달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많게는 응답자의 60%가 지지할 정당을 정하지 못했다고 답하고 있다.

과연 그같은 부동표의 실체는 무엇인가.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그에대한 대답으로 우선 부동표의 허상부터 지적한다.

여야 정당이 주장하는 부동표는 엄밀한 의미의 부동표가 아니라는 것.

13대당시(88년) 총선일 4월26일을 5일 앞둔 시점의 갤럽여론조사에서 부동표는 전체유권자의 51%로 나왔다. 14대 총선을 5일 앞둔 지난 19일 현재의 부동표는 52%를 가리키고 있다(갤럽조사).

여야가 이번 선거에 유례없는 두터운 부동표계층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13대때와 거의 같은 것이다.

또한 13대 선거가 끝난뒤의 여론조사 결과는 선거전의 부동표가 진짜 부동표 가 아니었음을 말해줬다.

한국갤럽이 13대 선거직후 조사한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투표일 당일 지지후보를 결정한 유권자는 전체의 8.8%,2~3일전에 결정한 사람은 11.4%에 불과했다. 결국 선거 5일전의 51%의 부동표 는 허수였던 셈.

선거 일주일전에 17.8%의 유권자가,2주일전에 9.7%의 유권자가,3주전(선거일공고 이전)에 4.8%,한달전에 16.3%,그리고 선거두달전에 28.3%가 지지후보를 내심 결정해놓고 있었다.

선거직전 부동표로 분류되는 응답자가 많이 나오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갖고 있는, 조사 에 대한 기피심리가 주인이라는게 이들의 분석이다.

특히 요즘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지지후보를 정하지 않았다" "무응답"의 부동표계층은 상당수가 저학력자 또는 고령자라는 것이다.

최근 갤럽조사결과 국졸 이하의 78%가 부동표 로 나왔고 50대 이상 고령자의 50%가 역시 부동 이었다.

여기서 주의해야할 점은 국졸 이하의 저학력자와 고령자의 성향이라는 것. 대체로 이들은 여 지지의 성향이라는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여야 각 정당후보가 팽팽히 맞붙은 선거구의 경우,이들 계층의 적어도 40%는 여당표가 되며,나머지는 야당후보끼리 찢어 가질 것으로 이들은 전망하고 있다.

반면,20~30대의 젊은층과 고학력자는 야 지지 성향을 더 띤다는게 조사요원들의 설명. 그러나 역대선거 결과는 이들중 40% 가까이가 기권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국민당 지지계층이 마땅히 표 찍을 곳을 잃은 고학력-젊은층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는게 여론조사 기관의 공통된 조사결과다. 국민당이 여권표의 상당부분을 잠식할 것이란 막연한 선입견과는 상충된다.

결국 민자당으로서는 전체적으로 국민당의 출현이 꼭 손해만은 아니라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견해인 듯하다.

때문에 여러 전문조사기관 관계자들은 민자당의 목표의석 달성(55~60%)은 무난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어떤 조사기관은 그 이상을 내다보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자당은 여소야대 재현의 가능성에 거듭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13대때 여의 자만 이 여소야대를 낳았다는 뼈아픈 기억을 잊을 수 없는데다, 거여 에 대한 견제심리의 태동은 어쨌든 막고봐야 한다는 심리일 것이다. 반면에 야당들은 민자당의 진출 에 회의적인 판단기조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역구 1백여석,국민당도 한때는 심지어 80석 확보를 장담했다.

어찌보면 심리전상 야당이 민자당에 말려든게 아니냐는 느낌도 준다.

그러나 어찌됐든 이번 선거는 국민당의 탄생 등 예기치못한 사태속에 어느지역에서나 근소한 표차 로 승패가 가름날 것이란 견해가 압도적이다.

선거는 언제나 그랬듯이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13대때도 여소야대 를 맞힌 여론조사 결과는 없었다. <이연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