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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학교육의 충격적인 실상을 냉엄하게 드러내 보인 본보의 기술민족주의 시리즈는 앞으로 보다 심도깊은 부문별 문제들을 계속 조명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 기획시리즈에 대해 보여준 교육계와 경제계,산업계와 공공행정가들의 높은 관심으로 미루어 우리에게 더없이 절실한 기술개발과 그를 위한 공학교육의 혁신은 의외로 그 공감대가 넓고,우리의 합치된 노력 여하에 따라서는 충분히 그것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문제해결의 시발은 언제나 냉철한 현실 인식에서부터임을 새삼 확인했다.

시리즈 1부를 마감하면서 마련한 두 석학들의 좌담회(본보 3월20일자 참조)는 오늘의 공학교육이 안고 있는 본질문제들을 명쾌하게 집약함으로써 이번 시리즈의 기획의도를 선명하게 부각시켰다. 기술패권주의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필수적인 당위로서의 기술개발은 과학기술교육의 개혁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자명의 공리를 전제로 문제를 인식하고 범국가적으로 대응을 모색해야할 긴절한 시점에 와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세계와의 경쟁에서 기술의 한계에 직면하지도 이미 10여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개혁의 노력이 부진한 것은 공동인식과 공동협력이 부족한 때문이다. 학계와 연구계-산업계에 분산된 한정된 잠재력이나마 제대로 결집하고 구성하는 주도력이 없었기 때문에 한심하고 충격적인 현실이 그대로 방치되어 왔다. 그나마 최근들어 산업계의 기술혁신에는 관심이 돌려지고 있지만 그것은 씨를 가꾸지않고 열매를 재촉하는 것과 다름 아니다.

공학교육의 제반문제들은 사회의 이같은 안이한 자세와도 연관되어 있다. 산업계의 기술개발과 혁신은 공학-기술교육과 기초과학 교육이 맞물려 있는 양륜구동형이며,그것을 이끄는 힘은 국가적 경영능력이다. 아무리 산-학이 협동하더라도 국가정책과 사회가 그것을 함께 끌고 뒷받침하지 않으면 굴러갈 수가 없다.

이 점에서는 공학교육의 개혁과 발전도 기술혁신과 같은 차원에서 국가정책의 중요한 기본 목표로 채택돼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오늘의 공학기술 교육이 안고 있는 제반문제들을 종합적으로 개혁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어느학교,어느재벌,어느 한두 부처가 그것을 할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큰 착각이 될 것이다.

분산된 잠재력을 모으고 필요한 새 역량을 만들어 내어서라도 기술입국에 투자해야 할때가 바로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