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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동아시안컵 1차전 3대0

4회 연속 우승을 노리는 벤투호가 중국을 제물로 동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기분 좋게 출발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0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2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1차전에서 3대0으로 이겼다. 황인범(FC서울)이 중원에서 힘을 보태는 가운데 권창훈, 조규성(이상 김천 상무)이 한 골씩 뽑아내고, 상대 자책골까지 덤으로 얻었다. 볼 점유율 76%-24%, 패스 수 780-187, 슈팅 수 24-1 등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면서, 중국과의 A매치 역대 전적에서 21승13무2패로 우위를 이어갔다.

◇권창훈-조규성, 중국 밀집 수비 허물다

한국은 경기 초중반 중국이 공격을 포기하다시피 하고 펼친 밀집 수비에 고전했다. 그러던 중 전반 38분 중국의 자책골을 유도해내며 흐름을 바꿨다. 권경원이 후방에서 길게 찬 공을 중국 수비수 주천제가 머리로 걷어낸 공이 골대 왼쪽 구석에 빨려 들어갔다.

첫 골 이후 한국의 공격이 풀렸다. 후반 9분엔 오른쪽 측면에서 왼쪽으로 길게 넘어온 볼을 김진수(전북)가 머리로 떨어트려 줬고, 이를 쇄도하던 권창훈이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김천 상무 소속인 권창훈은 절도 있는 '거수경례 세리머니'로 자축했다. 권창훈은 지난달 14일 이집트와의 평가전(한국 4대1승)에 이어 A매치 2경기 연속 골 맛을 봤다.

세 번째 골은 조규성이었다. 조규성은 후반 34분 전방으로 쇄도하다 고영준(포항)이 앞쪽으로 찔러준 패스를 받아 깔끔하게 공을 골대 오른쪽으로 차 넣었다. 조규성은 경례 대신 '손 키스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조규성도 이날 이집트전에 이어 A매치 2경기 연속 골을 터뜨렸다.

권창훈은 경기를 마치고 "경기 초반에 득점이 나오지 않았지만, 흔들리지 않고 계속 두드리다 보니 상대 실수가 나왔다"며 "첫 경기에서 승리를 챙겨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벤투 감독도 "전반적으로 좋은 경기였다. 경기를 90분 동안 우리 뜻대로 이끌었다"고 만족해했다.

◇중원의 지배자 황인범

한국이 넣은 골은 모두 황인범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후반 9분 터진 두 번째 골도 오른쪽 측면에서 김진수의 머리에 닿는 정확한 긴 패스를 연결해 권창훈의 골을 이끌어냈고, 후반 34분 골도 황인범으로부터 고영준을 거쳐 조규성에게 연결됐다.

황인범은 경기 내내 공격과 수비 진영 사이를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정확한 패스로 경기를 조율했다. 여의치 않으면 직접 슛을 때리기도 했다. 황인범은 2019년 대회에서 한국을 우승으로 이끌며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전력이 있다. 지난 6월 오른쪽 새끼손가락 골절상을 입었던 그는 "아직 뼈가 다 붙지 않아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경기에 나섰다"며 "대표팀 중고참으로서 어린 선수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생각하면서 뛰고 있다"고 했다.

◇4연패(連覇) 시동 거는 벤투호

동아시안컵은 한국과 중국, 일본, 홍콩이 풀리그로 경쟁해 우승팀을 가린다. 별도의 토너먼트는 없다. 한국은 2015, 2017, 2019년 대회에서 3번 연속 우승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하면 4연패를 달성한다. 24일 오후 4시 홍콩, 27일 오후 7시 20분 일본과 차례로 붙는다. 모두 TV조선이 생중계한다.

지금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 기간이 아니기 때문에 손흥민(토트넘), 김민재(페네르바체) 등 유럽파는 나서지 않는다. 따라서 팀은 K리그에서 뛰는 국내파 위주로 꾸려졌다. 벤투 감독에게는 11월 열릴 카타르 월드컵 전에 국내파 옥석을 가려낼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실제로 이날 벤투 감독은 처음 대표팀에 발탁한 고영준(포항), 강성진(FC서울) 등을 내보내 지켜봤다. 기고자 : 이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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