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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편법 탈당… 비판 목소리 확산

더불어민주당이 20일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못 박기 위해 '위장 탈당' 꼼수까지 동원하자, 당내에서도 "패가망신의 지름길" "꼼수"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라디오에서 "만약에 (검수완박법이) 안건조정위로 가게 되면 무소속 한 분의 도움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며 "우리는 그에 따른 대책도 다 준비돼 있다"고 했다. 무소속 양향자 의원이 민주당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에 대한 '플랜 B'도 상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전날부터 법사위 소속 의원 중 누가 탈당할 것인가를 두고 논의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진(서울 동작을) 의원도 탈당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었다고 한다.

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이날 민형배 의원의 탈당에 대해 "이렇게 정치해서는 안 된다. 고민이 있었겠지만 정치를 희화화하고 소모품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라며 "헛된 망상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다. 분별력 있게 하자"고 했다. 민주당 내에서 검수완박 속도전을 비판해왔던 조응천 의원도 이날 SBS에 출연해 "국민들이 다 지켜보고 있다. 국민들이 보시기에 꼼수라 생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내에서도 지도부의 무리한 입법 드라이브에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 18일 소병철 의원 대신 민형배 의원을, 김종민 의원 대신 김진표 의원을 각각 교체 투입했다. 상대적으로 '온건파'로 분류되는 송기헌 의원을 법안심사 1소위에서 빼고, 강경파 최강욱 의원을 투입하기도 했다. 한 중진 의원은 "검수완박 추진 자체가 무리라고 생각하는 의원이 적지 않다"며 "거기에 탈당이라는 방법까지 쓰는데 국민들의 동의를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 재선 의원은 민 의원 탈당에 대해 "부작용도 클 것"이라고 했다

정의당 장태수 대변인은 "민형배 법사위원 탈당을 대국회 민주주의 테러라고 한다면 뭐라고 답하시겠나"라며 "국회의장이 순방까지 미뤄가면서 각 당이 입장을 마련해오고 협의하기로 했는데, 민주당의 오늘 처사는 국회의 시간과 국회의 민주주의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은 이날 검수완박 입법의 '1년 유예'를 주장했다. 배진교 원내대표는 "비대해진 경찰 통제와 관련된 내용이 약간 부실한 상황"이라며 "(민주당이 주장한 유예 기간) 3개월은 사실 너무 짧다. 최소한 1년 이상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1년 동안 국회 특별위원회를 구성해서 이해관계자들과 국가수사청에 대한 그림을 함께 그리자"고 말했다.

[민주당 왜 위장 탈당 시켰나]

민주당이 민형배 의원을 위장 탈당까지 시켜가며 국회 법사위 내 '무소속 의원 만들기'에 나선 것은, 검수완박 법안의 안건조정위 회부에 대비해서다.

국회법에 따르면, 이견이 있는 안건에 대해 재적 위원 3분의 1 이상이 요구하면 최장 90일간 논의하는 안건조정위에 회부한다. 여야가 숙려 기간을 거치라는 의미다.

안건조정위는 여야 각 3명씩 6명으로 구성되지만, 이 중 4명이 찬성하면 심사를 거친 것으로 간주해 곧장 전체회의에 상정할 수 있다. 이때 야당 몫 3명 중 1명을 무소속 의원으로 배치하는데, 민주당은 이에 대비해 민 의원을 '무소속' 신분으로 만든 것이다. 당초 민주당에 협조할 것으로 예상됐던 무소속 양향자 의원이 반대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민 의원이 탈당하자, 민주당은 즉각 안건조정위 회부를 신청했다. 국민의힘의 반대로 심사가 지연되자, 소위에서 시간을 끌지 않고 속전속결로 전체회의에 상정하기 위한 작전이다. 통상 소수당이 '시간 끌기'를 위해 안건조정위를 무기로 쓰는데, 민주당은 '지름길'로 안건조정위를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기고자 : 김경화 기자 박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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