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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사장 정일문)이 해외 각지에 위치한 현지법인을 통해 굵직한 IB(투자은행) 실적을 쌓아 올리며 유수의 글로벌 투자은행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유럽 사모펀드 PAI파트너스와 손잡고 오렌지주스 브랜드 트로피카나 인수금융(인수합병 과정에 필요한 자금 대출)에 공동 대표 주관사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트로피카나는 글로벌 식음료 기업 펩시가 보유하고 있는 북미 냉장 오렌지주스 시장점유율 1위 브랜드다. 펩시는 작년에 트로피카나를 유럽 사모펀드 PAI파트너스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PAI파트너스는 크레디트스위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이 참여하는 인수금융 주관사단을 꾸려 44억달러(약 5조2700억원)의 인수자금 조달에 나섰다. 한국투자증권은 쟁쟁한 글로벌 투자은행들과 함께 대표주관사로 참여해 선순위 및 중순위 대출을 주관하고 있다. 주관사단 중 한국 금융회사는 한국투자증권이 유일하다. PAI파트너스와 지속적으로 교류해 온 홍콩 현지법인 IB본부를 중심으로 본사 IB그룹과 뉴욕법인 IB본부가 긴밀히 공조하며 협상력을 높인 결과다.

작년에는 미국 뉴욕에 IB 전담 법인(KIS US)을 설립했다. KIS US는 국내 IB부문과 시너지를 높이는 것은 물론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딜 소싱(deal sourcingㆍ거래공급)부터 실사까지 핵심 거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1년도 안된 신생 법인이지만 최근 현지 투자회사와 손잡고 해외 부동산 자산에 대한 자금조달을 성사시켜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미국 부동산 투자회사 락우드캐피탈이 글로벌 자산운용사 브룩필드프로퍼티가 소유한 665 뉴욕애비뉴 빌딩의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5000만달러(약 592억원)의 인수금융 거래를 도맡아 주관했다.

홍콩 현지법인도 글로벌 인터넷 플랫폼 야후(Yahoo)의 대형 인수금융 거래에 국내 금융사 중 유일하게 선순위 공동 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사모펀드 아폴로가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이 보유한 미디어사업 부문(야후ㆍ아메리카온라인)을 인수한 이 거래는 약 53억달러(약 6조6300억원) 규모에 달했다.

KIS인도네시아는 작년 9월 인도네시아 BBKP 은행의 루피아화 표시 공모채권 발행의 대표 주관을 맡았다. 국내 증권사가 인도네시아 현지 기업 공모사채 발행의 대표 주관을 수행한 첫 사례다. 선순위 3년물 1조 루피아, 후순위 5년ㆍ7년물 1조 루피아 등 총 2조 루피아(약 1630억원) 규모로 진행됐다. 금리는 3년물 기준 6.25％다. 현지 자본시장의 유동성 감소로 회사채 발행 규모가 급감한 상황에서도 목표보다 낮은 금리로 발행에 성공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해외 현지법인 간 시너지를 확대하고, 글로벌 금융시장 내 네트워크와 파이프라인을 지속적으로 확장하여 다양한 기업금융 실적을 쌓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