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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토론회서도 우려 목소리

전문가들도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가 대표소송 제기를 결정하는 것에 "잘못된 권한 행사" "소송 공화국을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연금의 대표소송 결정은 공단 기금운용본부가 담당해야 하고, 예외적인 경우에만 수탁위가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일 오후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주최로 열린 정책 토론회에서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중대재해처벌법이 경영 책임자 처벌법이라면 국민연금 대표소송은 기업 임원 처벌 프로젝트"라고 했다. 그는 "대표소송 결정 권한은 국민연금 내부 지침에 따를 사안이 아니다"라면서 "국민연금은 소송에서 이기든 지든 막대한 소송 비용을 감당해야 하고 결국 국민 피해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권재열 경희대 교수는 "수탁위 위원들 임기가 3년인데 소송은 3년이 넘어가는 경우가 태반"이라며 "기업 경영에 큰 영향을 끼치는 사안인데 그 책임은 아무도 지지 않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원식 건국대 교수도 "건전한 경영을 유도하는 데에는 오래 걸리는 대표소송보다 투자 기업 주식을 매각하는 '월스트리트 룰(Wall-street Rule)'을 적용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제안했다.

국민연금이 수익성과 안정성보다는 공공성을 지나치게 내세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곽관훈 선문대 교수는 "연금 고갈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대표소송은 기금 운용의 안정성을 해치고, 결국 가입자인 국민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양준모 연세대 교수는 전화 통화에서 "정부 통제를 받는 국민연금이 기업의 주인인 것처럼 행세하는 건 정부가 기업 경영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한 헌법에도 어긋난다"고 말했다. 오철 상명대 교수는 "대표소송은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인데, 과연 연금이 대표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조현권 성균관대 교수는 "기금 수익성을 높이려면 운용 주체가 결정권을 갖는 게 바람직하다"며 "이해관계가 없는 비전문가인 수탁위원들이 대표소송 여부를 결정하는 것을 가입자나 주주가 납득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기고자 : 조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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