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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김영수기자" 국별 한국,성명 김영수,일련번호 0256,중국 전인대 및 정협회의 취재중. 중국정부가 사상처음으로 한국기자들에게 발급한 전인대(전국인민대표대회) 취재증에는 지금까지의 남조선 이 아닌 한국 이라는 정식국호가 뚜렷이 인쇄되어 있었다.

19일 오전 11시. 북경 천안문광장옆 인민대회당 3층 기자회견장. 5명의 한국기자들이 요광 전인대 대변인이 주관하는 기자회견에 정식으로 참가했다. 한-중 수교의 돌파구를 연 북경주재 한국대표부가 개설된지 1년만에 한국기자라는 신분을 밝히고 인민대회당안을 둘러볼 수 있었다. 한-중 수교가 성큼 다가온 느낌이다.

한국 정식국호 뚜렷

"한국기자를 만나서 반갑습니다. 좋은기사 부탁합니다. " 전인대 상무위 신문국 부국장인 정윤해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고 이현덕 전국신문공작자협회 서기처 서기는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했다"면서 "잘해보자"고 친근감을 표시했다.

"중국 외교부는 1백58명의 북경주재 특파원을 빼고 단 12명에 한해 외국기자의 전인대 취재를 허락했으며 그중 7명이 한국기자"라는 신문담당관 상해신의 설명은 충격적이었다.

상씨는 "홍콩과 대만 마카오는 중국이기 때문에 외국으로 볼 수 없다"면서 "이 세 지역을 제외하고 취재비자가 발급된 기자중 한국이 제일 많다"는 보충설명을 해주었다.

비자발급 갑자기 통보

중국정부는 지난해 1월 북경주재 한국대표부 개설식만을 취재한다는 조건으로 단 한차례 취재비자를 발급해 주었으나 그 후로는 여러차례에 걸친 우리측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취재비자 발급을 거부해왔다.

홍콩주재 한국기자들은 지난 2월말 중국정부에 취재비자 발급을 다시한번 요청했지만 2주일만에 불가 라는 회신이 돌아왔다. 그러나 지난 17일 저녁 갑자기 북경주재 대표부를 통해 18일 중으로 비자를 발급해 주겠다는 통지가 왔고,18일 오전 11시20분 홍콩주재 중국영사처는 7명의 한국기자에 비자를 발급한 것이다.

북경주재 한국 대표부의 한 관리는 "이번 중국측의 전인대 취재허용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이는 중국측이 한-중 수교에 적극적인 태도를 시사하는 것이 아니냐"고 분석하고 있다.

인민대회당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기자는 한국기자들에게 전인대 취재가 허용된데 크게 놀라면서 "한-중 관계에 조만간 급속한 변화가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나름대로의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한-중 수교 머잖은 듯

그러나 전인대를 취재하고 있는 외국기자들의 관심은 우리와는 달리 이붕 총리의 퇴진여부와 14차 공산당대회(14전대회)를 앞두고 보수파들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 문제였다. 19일 오전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이붕 총리가 예정됐던 기자회견을 취소했던 이유가 무엇이냐","신화통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전인대 주석단 서기장 1백44명의 명단에서 그가 빠진 이유는 어디 있느냐"는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남조선 관광객이 아닌 한국기자로서 인민대회당에 들어서는 순간 이제 한-중 수교는 그리 멀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