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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운동이 종반으로 접어들면서 선거전 막판의 자금 집중살포와 통화팽창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선거막바지까지 유권자의 절반이 넘는 부동표를 끌어들이기 위한 막판 금품공세와 선심성-특혜성 자금방출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이러한 금품공세와 자금방출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무더기로 개최하고 있는 주민좌담회 등 각종 모임을 통해 막대한 규모의 자금이 살포되는가 하면,핵심 선거운동원을 통한 금품공세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이번 총선 기간중 선거자금이 1조원 정도 풀릴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측했으나 막판의 집중 자금살포로 이 보다 훨씬 큰 규모의 돈이 비생산적인 선거판에 쏠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이달들어 요구불예금이 1조6천억원이나 감소하고 단자사 수신고,증시예탁금 등이 계속 이탈하는 등 선거자금 인출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사실은 선거자금 규모를 짐작케 해주고 있다. 선거자금 살포에 못지않게 심각한 것이 통화당국의 선거를 의식한 선심성-특혜성 자금방출이다. 기업의 부도사태가 잇따르자 중소제조업계에 2천5백억원의 자금을 긴급 지원하는가 하면 특정 부실기업에 대해 부도를 막아주기 위한 구제금융까지 해주고 있다.

선거철 통화관리에 실패할 경우 이것이 곧장 물가불안,인플레심리의 확산으로 직결되고 있음은 과거 몇차례의 경험이 실증해주고 있다. 우리가 최근 일련의 방만하고 무분별한 통화운용을 우려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욱 문제인 것은 통화당국이 3월들어 총통화증가율이 18%대에서 안정되어 있고 요구불 예금은 감소해 선거와 관련한 통화증가 현상은 없다고 통화지표만 내세우며 낙관하고 있는 점이다. 우리는 통화당국이 선거와 관련한 자금동향을 낙관할 것이 아니라,이 시점에서라도 통화관리에 중심을 잡아주기를 촉구한다. 물론 기업의 부도사태가 심각한 상황에 통화를 지나치게 긴축적으로 운용하면 기업자금 사정이 악화되고 금리가 상승하는 등 경제 전반에 어려움을 초래할 가능성도 없지않다. 그러나 통화증발 통화팽창은 우리경제의 형편상 언제까지 내버려둘 수는 없다. 안정기조 유지를 위해 적절한 통화관리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선거철이라 해서 통화팽창을 방관했다가 선거후 무리한 통화환수로 자금흐름을 왜곡시키는 더 큰 부작용을 이번에는 되풀이하지 말아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