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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반 선거전에 새로운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민자당의 외곽 학생단체인 한맥회 문제는 우리에게 학생문제를 다시한번 생각케 한다. 이 학맥회는 이번 선거를 위해 조직된 단체도 아니고 거슬러 올라가면 87년 대통령 선거때까지 간다. 당시 야당후보쪽에 많이 섰던 운동권 학생에 대항하기 위한 맞불작전으로 조직되었던 이 단체가 새삼 우리의 관심대상이 되는 것은 민자당의 외곽지원 단체의 차원을 넘어 선거현장에 직접 동원되기 때문이다.

외국에도 대학생들이 자원봉사자 자격으로 각급 선거에 활발히 참여한다. 선거 관계자들은 자원봉사자 학생들에 대한 평가를 하여 소속학교로 보내면 학교에서는 이를 토대로 봉사학생에게 학점을 준다. 자원봉사를 제도적으로 장려하고 있으며,이것이 서구 선거의 큰 특징을 이루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자격이며 학문 실습의 연장이지 돈을 주지도,받지도 않는다.

이에 비해 민자당의 한맥회나 국민당의 두잇 이벤트는 사용자 격인 정당이 이들을 유세장에 동원,젊은 지지자가 많음을 과시하는 목적으로 활용했다는 것이 문제다. 학생들을 집단화하여 선거도구화 한 것이다. 현장에 투입하려니 일당이든 주급이든 반대 급부가 필요해진다. 순수해야 할 학생들을 선거운동 도구로 활용한다는 것은 정당의 도덕성 문제다. 또 이같은 존재로 전락해 버린 일부 학생들의 자세에 대해서도 서글픔을 금치 못한다.

학생들이 동원될 때마다 전해지는대로 2만~3만원의 일당을 받았다면 이는 선거운동은 등록된 선거운동원만이 할 수 있도록 한 국회의원 선거법에 저촉된다. 학생들이 일당을 받지 않았다 하더라도,대표자나 지단장이 일괄로 수수,하청형태로 운영되었다 하더라도 법 정신을 유린함은 물론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사직당국이 밝혀야 할 것이다. 그런데 검찰이 국민당의 두잇 이벤트때는 큰 대어라도 낚은 듯이 떠들어 댔다가 이번 민자당의 한맥회 사건에는 쉬쉬하듯 우물거리고 있음은 이해하기 어렵다.

우리는 학생들의 사회참여가 과격한 혁명노선 형태로 추구되려는데 대해 그때그때 우려를 표명해 왔지만,체제안에서 일지라도 정치세력과 금전거래 형식으로 이루어지는데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 우리 정당들은 이념과 정책을 현실에 반영하는 수단으로의 선거가 아니라 선거 그 자체의 승산을 위해 흑색선전,매표,지역감정 조장,유권자 분열 등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정당의 선거전에서 학생들은 아르바이트식 금전 이득보다 삐뚤어진 정치오염의 실이 더 많을 가능성이 크다. 또 우리 정당의 생리가 선거에 참여한 학생들을 정치적으로 키워주어 정치에 둔 뜻을 실현시켜 주기보다 파벌과 지분안배,고위층의 낙점 등이 판을 치기에 학생들은 1회용 으로 끝나고 마는것이 이제까지의 예였다. 학생들의 상궤를 떠난 집단 선거운동은 재고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