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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경북 의성군 봉양면 도리원 시장에는 오전 일찍부터 많은 인파가 몰렸다. 장날인데다 이 지역 무소속후보의 개인연설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1t 봉고트럭을 꾸며 만든 연단이 조금 작다는 느낌을 제외하고는 겉보기에 어느 정당 연설회와 다를바 없었다.

"곧이어 연설회가 시작되겠습니다. 기호 번 후보가 왜 여당공천에서 탈락됐는지 지금까지 이유가 밝혀지지않고 있습니다. 여기와서 . " 행사 진행자가 안내방송을 되풀이했다. 곧이어 도착한 후보가 행사장 주위를 돌면서 유권자들과 손을 잡으며 지지를 부탁했다.

막 연설이 시작되려는데 이 지역 선거위원장이 나타나 후보를 찾았다.

"연설회장 테두리안에 현수막을 거는 것은 괜찮지만 행사장 밖에 선관위의 검인을 받지않은 현수막을 거는 것은 불법입니다. 철거해 주시지요. " 선관위원장은 또 사회자의 안내방송 내용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연설회는 허용된 연설자가 한명뿐이므로 사회자라 해도 개최사실에 대한 안내방송만 해야지 공천탈락 운운 하는 등의 얘기를 해서는 안된다는 얘기였다. 후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뒷편에 서있던 후보의 운동원들은 "원 서러워서 "라고 푸념하며 고개를 돌렸다. "개인연설회가 허용된 것은 천만 다행이지만 무소속의 설움은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 봉양면 지역 무소속후보 운동원 7명중 하나라는 한 운동원은 "정당소속 후보의 운동원들은 간담회다 뭐다 다하는데 무소속운동원은 밤에 남의 방안에만 들어가면 지서로 끌려간다"고 토로했다. "상대방의 한쪽 다리를 묶어놓고 함께 경주하자는 꼴입니다. " 연설에 나선 후보도 무소속의 불리점을 꼬집었다. 후보는 "연설회 시간으로 4시간을 허용받았으나 혼자서는 도저히 다 채울 수 없다"며 1시간10여분만에 연설을 마쳤다. 민주주의는 흔히 룰 에 의한 정치다.

그러나 여기에는 룰 이 누구에게나 공정해야 한다는 훼손할 수 없는 전제가 깔려있다. 룰 자체가 공정치 못하다면,그런 룰 을 지키라고 하는 것도 결코 공정한 일이 될 수 없다. 민자 민주 양당은 당리당략에 따른 선거법을 만들어 무소속 출마자들을 옥죄는 장애물 을 설치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무소속후보의 개인연설회가 허용된게 불과 일주일 전이다. 다음번 총선때는 과연 공정한 룰 이 나올 것인지 . <이동한 영남본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