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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의 선진화 유권자는 변하고 있다. 그런데 정치담당권은 변한것이 없다. 그 이름에 그 목소리에 그 얼굴들이다. 생각도 정책도 달라진 것이 별로 없다. 이같은 불균형이 14대 총선의 결과를 예측할 수 없게 만들고,유권자건 후보자건 운동원이건 모두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그것이 어쩌면 이미 선거가 끝난 것이나 다름없는 영-호남지역을 제외한 수도권-중부권 특히 동부권(강원도)의 일반적 현상이며 변화된 모습이다. 이곳에서 볼때 영-호남의 선거는 이곳 사람들의 표현처럼 잘난척 하는 사람들의 패싸움 에 비유되고,과거 친여권으로 분류되던 이곳이 이제는 오히려 이겨도 51%로 이기고 져도 49%로 지는 선거선진화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이곳 유권자들에게는 지금 여-야의 의식이 없다. 여당에는 대단히 화가 나있는 정도다. 그들이 지난번 찍어줄 때의 민정당이나 3당이 합당한 지금의 민자당은 그들을 위해 해준 것이 하나도 없다 . 없을 뿐 아니라 너희들이야 여당이외에 갈데가 있겠느냐 는 식의 하대가 더더욱 화를 치밀게 한다.

이왕 속는김에

강원도의 지난 대선때 여당표가 59.3%,13대총선이 43.6%가 지난 광역선거서 34%로 급격히 하락한 것은 이런 심사의 결과다.

그렇다고 민주당의 설땅이 있는 것도 아니다. 야당이 어느 특정지역에서 몰표를 얻을때 다른지역에서 몰표를 잃는 그런 차원의 것이 아닌,일종의 콤플렉스가 이곳엔 있다.

여기에 강원도당 을 표방하고 나선 국민당의 등장이 새로운 변수와 자극제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이며 놀랄일도 아니다(강릉등 영동은 또 다르지만 ).

과거의 실적에 관한한 민자당도 해 놓은 것이 없고 정주영씨도 마찬가지다. 과거 정씨는 강원도를 지원하기는 커녕 박대했다는 것이 대학발전기금,체육기금 헌금 등 구체적 경우에서 제시되고 있다. 경제는 타지역에서 하던 사람이 이제와서 정치는 강원도에서 하려한다 는 비판도 많다.

그래서 유권자들의 새로운 자(척)는 미래의 기대치다.

민자당에 더이상 기대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만나보지 못했다. 국민당은 미지수다. "국민당도 몇석 못 얻으면 총선후 풍지박산일테니 허공에 표를 찍는 꼴이 되겠지만 어차피 못믿을 것이라면 새것 한테나 속아보자"는 것이 한 대학교수가 전하는 일부 유권자들의 심리상태다.

대안없는 선택

택시를 타도 화제 자체가 민자당이 아니라 국민당이고 무소속이다.

기성정계에 일격을 가한 것으로 통쾌함마저 느끼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국민당의 성패는 그런 심리들이 다분히 기성에 대한,여-야에 대한 반발로서의 감정에 그칠 것이냐,아니면 이성적 선택으로까지 발전할 것이냐에 달려있다.

대체로 유권자들은 자신들의 공감대를 엮어줄 확실한 대안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지지해주고 싶은 정당도 없고 믿을 수는 있는 정당도 없는 상황에서 유권자들이 의지할 수 있는 탈출구는 후보개인의 장점,인품,친숙도,개인적 인연으로 낙착되게 마련이다.

아슬아슬한 승리

이런 성향이나 심리를 종합해 보면 결국 현재로서는 누구도 자신있는 선두주자임을 확언할 수 없으며 누가 당선되더라도 50%를 겨우 넘거나 아니면 2등과의 표차가 아슬아슬한 결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릴 수 있다. 즉 전체적으로 득표수는 많으면서 의석수는 적거나 하나도 없는 상황도 가능한 것이다.

이런 현상은 진일보한 것이다. 정치가 압도적 으로 결정되던 시대에서 탈피해야 한다는,지역감정에 호소하는 정치의 구속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선거전을 빠듯한 싸움으로 끌고 가고 있는 중부권의 양상은 누구도 군림할 수 없는 정치를 기대하게 한다. 지나친 안정은 독주를 가져온다. 압도적 승리는 항상 자신을 과대평가하게 한다. 교만하지 않는 정치,그러면서 책임지는 정치,이것은 51%의 승리 이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선거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