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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고분양가 몸살… 중산층도 '청약으로 내집마련' 사실상 불가능

이달 초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에 들어서는 'DMC가재울아이파크'가 분양을 시작했다. 전용면적 59㎡의 분양가격은 층에 따라 최저 7억7030만원에서 최고 8억8200만원. 3.3㎡(평)당으로 환산하면 평균 3450만원이다. 2017년 분양한 '가재울 에코자이' 분양가는 같은 59㎡가 5억1500만원으로 3.3㎡당 2070만원이었다. 분양가는 입지와 마감재 등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일률적인 비교는 어렵다. 하지만 직선거리로 채 500m가 안 되는 두 아파트의 분양가는 6년 사이에 66% 가까이 뛰었다.

아파트 분양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19일 부동산 조사 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민간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3474만원으로 10년 전인 2013년(1638만원)보다 2.1배로 올랐다. 이를 '국민 평형'이라고 부르는 전용면적 84㎡(공급기준 33~34평) 아파트로 환산하면, 11억5000만원 안팎이다. 우리나라 중위 소득(540만964원·4인 기준) 가구가 17년 이상 한 푼도 안 쓰고, 꼬박 저축해야 하는 돈이다. 중위 소득은 전체 가구를 소득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한가운데에 해당하는 값이다. 이 때문에 "아파트 청약에 당첨돼 내 집을 마련하겠다는 중산층의 꿈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분양가, 평당 3100만원 돌파

고분양가는 서울 강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해 연말 분양된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더클래시'의 평당 분양가는 4013만원을 기록했다. 서울 비(非)강남권으로는 처음으로 평당 4000만원을 넘었다. 비슷한 시기 분양된 서울 성북구 장위자이레이디언트의 평당 분양가도 2843만원으로, 전용 84㎡는 최고 10억2350만원에 분양됐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민간 아파트의 평당 평균 분양가(직전 1년 평균)는 전월보다 1.4% 오른 3106만6200원이었다. 수요가 가장 많아 '국민평형'으로 통하는 전용면적 84㎡(공급면적 34평형) 기준으로 1년 사이 분양가가 1억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고분양가는 서울만의 현상이 아니다. 지난 2월 부산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 재건축 조합은 '조합원 분양 신청 안내문'에서 조합원 분양가를 3.3㎡당 4500만원으로 통보했다. 일반 분양가격은 이보다 훨씬 높을 전망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달 부산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평당 2009만3700원으로 나타났다. 부산의 평당 분양가격이 2000만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밖에 최근 미분양에 시달리는 대구와 대전, 광주 등의 분양가도 지난 1년 새 10% 이상 상승했다.

◇원자재값·인건비 상승으로 더 뛸 듯

최근 분양가가 가파르게 오르는 가장 큰 원인으로 원가 상승이 꼽힌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조사한 주거용 건물 건설공사비지수는 최근 3년 사이 27% 올랐다. 올해 1월부터 정부가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을 제외한 전 지역의 분양가 규제를 없앤 것도 분양가 인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시멘트 공급사들이 전기요금 인상을 근거로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분양가가 더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건설사 관계자는 "보통 분양가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토지 가격이 몇 년 사이에 급등한 데다, 최근 고금리로 금융 비용도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건설사들이 최근 아파트값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자, 분양가를 지나치게 높게 책정해서 수익을 과도하게 거둔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 건설사들이 재건축 아파트를 수주할 경우, 사업장별로 영업이익률이 10%에 육박하는 곳도 있다. 한 분양업체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해외 건설 시장에서는 거의 이익을 내지 못하고, 국내 주택시장에서 이를 보전하는 경우가 많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래픽] 전국 민간 아파트 분양가 추이 기고자 : 정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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