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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지난해 불법촛불시위 당시 조선·동아·중앙일보에 대한 '광고중단 협박행위'를 주도한 24명 전원에게 유죄를 선고한 것은 "기업의 광고 등 자유로운 영업활동을 방해하는 것은 결코 헌법이 보장하는 '소비자의 권리'라고 볼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날 판결의 취지는 "언론사도 불매운동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위력(威力)'으로 광고 중단을 강요하는 것은 영업방해에 해당한다"로 요약된다.

◆헌법적 권리 넘어선 '영업방해'

피고인들은 그동안 자신들의 행위가 '소비자보호운동의 자유' '언론의 자유' '결사의 자유' 등 헌법적 권리를 행사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법원은 그러나 "광고주가 조직적이고 집단적인 괴롭힘에 시달린 나머지 자발적인 결정이 아니라 부득이하게 광고 계약을 취소·중단한 점이 인정된다"며 "상대방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제압하는 행위는 헌법적 가치를 벗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피고인들이 이른바 '소비자 운동'이라며 내세운 목적이나 수단, 방법, 절차를 종합할때 명백히 소비자 운동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고, 따라서 업무방해가 성립된다는 것이다.

피고인들이 '위력'을 행사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법원은 "'위력'이란 유·무형을 따지지 않는 것"이라면서, "피해 기업들이 많은 항의 전화를 받아 영업에 지장을 받거나 심한 압박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법원이 이같은 판단을 내린 것은 광고중단 압박 대상 업체 리스트의 조직적 선정과 배포, 항의 전화나 홈페이지에 대한 과다접속, 항의글 도배행위 등의 행위로 인해 해당업체에 상당한 피해가 있었다는 점이 각종 증거자료와 증언을 통해 인정됐기 때문이다. 이들의 행위가 합법적 광고 계약을 통해 영업활동을 할 광고주의 권리를 침해할 정도로 진행된 것은 법이 허용하는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분명히 기준을 제시한 셈이다.

재판장인 이림 부장판사는 판결 선고 뒤 "언론을 상대로 하는 소비자 운동이 불가능 하다는 것이 아니라, 이런 식으로 하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며 "상식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수긍하는 판결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증인 폭행…선고 날까지 이어진 '법정소란'

지난 6개월간 13차례 이어진 공판 과정에서 증인을 폭행하는 등 법치주의를 훼손했던 피고인 측 방청객들은 선고 당일까지 재판장에게 야유를 퍼붓는 등 법정 질서를 무너뜨렸다.

재판장이 피고인 24명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는 판결문을 읽어내려 가자 방청객 일부는 "치!" "하!"하며 야유를 보내기 시작했다. 재판이 끝난 뒤 방청객들은 "사법부는 죽었습니다!" "법원이 언제부터 정권의 시녀가 됐느냐!"며 소란을 피웠다.

지난 11월 5차 공판에서 피고인측 방청객이 증인으로 출석한 피해업체 직원을 법정 밖에서 폭행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로 법정 경위를 20여명 배치했지만, 법정 소란을 막지 못했다.

이날 재판장이 입정하기 전 법정 경위들이 방청석에 미리 앉아 있자 피고인 김모(42·법원 공무원)씨는 "여기가 군사법정이냐! 우리가 폭도냐!"며 방청석을 비울 것을 요구했다. 법정 경위들은 그를 퇴정시키기는커녕 그의 요구대로 방청석을 비웠다. 카메라를 든 한 방청객이 플래시를 3~4차례 터뜨려가며 피고인들의 모습을 촬영했지만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 광고 중단 협박 사건 1심 재판은 발생한 지 9개월, 검찰이 24명을 기소한 지 6개월 만에 일단락됐다. 지난 6개월간 4차례의 공판 준비기일, 13차례의 공판을 거쳤고, 피해업체 직원 28명 등 총 40여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래픽] '광고 중단 협박사건' 일지 기고자 : 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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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