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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민당 내분사태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에 대한 징계 문제로까지 비화됐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고이즈미 전 총리는 18일, 내각과 자민당이 밀어붙이는 정액급부금(定額給付金) 정책을 중의원에서 통과시키려 할 경우 불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액급부금은 전 국민에게 2조엔(약 30조원)을 현금으로 나눠주는 것으로, 아소 다로(麻生太郞) 정권이 경기부양과 총선을 위해 꺼내든 핵심 정책이다. 야당이 다수인 참의원에선 이 정책이 통과되지 못했다.

따라서 중의원에서 이를 재가결해 확정 지으려면, 중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연립정권인 자민당과 공명당의 의석은 '3분의 2＋16석.' 그러나 고이즈미와 그를 따르는 의원들이 불출석하면 재가결이 어렵다. 이 경우, 아소 내각은 더 이상 버틸 수 없게 된다. 고이즈미는 2005년 자신의 총리 시절 우정(郵政)민영화를 내걸어 지금의 3분의 2 의석을 얻었지만, 정액급부금이 그 의석상의 우세를 활용할 만큼 절실한 정책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자 자민당 지도부는 징계 카드를 꺼내 들었다. 사사가와 다카시(笹川堯) 당 총무회장은 19일 "3분의 2 의석은 우정민영화만이 아니라 모든 의원이 열심히 싸워서 획득한 것"이라면서 "투표에 임하는 행동이 당론과 다르다면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자민당 지도부의 이런 대응은 고이즈미를 따르는 의원들에 대한 '단속' 차원의 성격도 있다.

결국 민주당에 정권을 내주기 직전 상황에 몰린 자민당의 내분은 이제 고이즈미라는 자민당 내 거의 유일한 '대중적 스타'에 대한 징계 문제로 확대된 것이다.

 

기고자 : 신정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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