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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10％가 기술이고 90％가 정신력. 」 이 표현을 가장 극명하게 증명해준 대회가 바로 전세계 골퍼의 관심을 사로잡았던 올해의 마스터즈 대회였다.

1959년 「샘 스니드」선수가 2위와 5타를 리드한 상태에서 마지막날 우승을 넘겨준 것이 마스터즈의 최다타 역전기록이다. 이번 대회서 세계랭킹 1위 그렉 노먼이 세계랭킹 1위자리를 주거니 받거니 해왔던 현 랭킹 5위 닉 팔도선수(영국)에게 6타나 리드한 상태에서 역전패의 수모를 당한 것은 골프에서 정신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90년도 영국오픈대회에서도 두 선수가 동타를 이룬 채 마지막조로 우승경쟁을 한 적이 있다. 당시 닉 팔도가 67타를 치면서 76타의 그렉 노먼선수를 물리치고 우승컵을 쟁취한 경험에다,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는 마스터즈대회에서 두 번이나 우승했던 관록이 마지막 라운드에서 침착성을 유지하고 우승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보인다. 반면 현재 세계랭킹1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마스터즈대회에 16번이란 긴 도전끝에 우승문턱에 다가섰던 그렉 노먼의 심리적 부담은 닉 팔도보다 훨씬 큰 것으로 짐작된다. 세계적 선수들에게 6타차란 철옹성 같은 큰 타수차이다. 그러나 영국오픈대회에서의 악몽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는 압박감과, 이번 기회에 반드시 설욕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이 그렉 노먼을 또 한번의 악몽 속으로 몰고 갔다.

결국 96마스터즈대회는 닉 팔도의 선전보다는 그렉 노먼의 몰락을 지켜보는 시합이 되고 말았다. 주말골퍼들의 경우에도 의외로 게임이 잘 풀려 마지막 두세 홀을 남겨놓고 있는 상황에서, 동반자들이 『잘 하면 베스트 스코어기록을 갱신하겠다』는 말 한마디를 듣게 되면 그때까지 잘 나가던 골프가 더블- 트리플보기로 어이없이 무너지는 경우를 허다하게 볼 수 있다. 그래서 골프는 오직 자기자신과의 싸움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렉 노먼이 마지막날 아마추어 골퍼의 스코어인 78타를 치면서 아쉬운 게임을 펼친 것을 보면서 세계적 선수이건 주말골퍼건 심리적-정신적 요인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한번 실감난다. < 미대학골프 지도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