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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일도 이제 5일밖에 남지않았다. 여야는 이에 따라 막판 득표작전에 진력하면서 상대진영의 막바지 득표 행위 여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워낙 쟁점이 없는데다,부동층이 두터워서 막판 현금살포 작전이 우려된다는 주장들인 것이다.

선관위 관계자들은 18일 현재 중간점검결과,각 후보나 정당의 돈선거 움직임은 역대 어느선거보다 미풍 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중앙선관위의 한 당국자는 "유권자들에 대한 향응,선심관광,현금돌리기 등 매표성 또는 매표를 위한 후보들의 자금살포는 13대 총선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언론기관의 대대적인 캠페인 유권자들의 공명선거의식 제고 등이 역할을 한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요구불예금 인출 급증

그러나 선거자금 지출규모 자체는 과거에 비해 결코 줄지 않았다는 것이 그간 표밭을 누벼온 각 후보들의 한결같은 실토. 서울에 출마한 민자당의 한 후보는 "선거시작당시 총 12억원을 선거자금으로 준비했으나,지난 14일 모두 떨어졌다"고 하소연했으며,충청지역에 출마한 한 야당후보도 "전 출마자중 선관위 법정선거비용(평균 1억1천5백만원) 이내의 지출후보는 설혹 있더라도 손가락 꼽을 정도일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후보들의 선거자금 수요 및 지출규모가 최근 갈수록 급증하고 있는 사실은 17일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요구불예금 총량의 변화추이에서 읽어 볼 수 있을듯.

지난 14일 현재 요구불예금 잔고는 총 12조1천6백억원으로,2월말보다 무려 1조6천2백87억원이 감소한 것. 지난해 같은기간(3월1~14일)의 요구불예금 인출액 2천6백36억원의 무려 5.2배가 시중에 풀렸다는 얘기가 되며,이중 상당부분이 선거자금 으로 흘러들어갔으리라는 것이 중론. 또 증시 고객예탁금도 2월중에는 4백19억밖에 인출되지 않았으나,이달들이 14일 동안 1천1백71억원이 인출됐으며 선거막바지로 갈수록 인출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후보들의 과다 선거자금 지출은 공조직 및 선거운동원 가동 및 홍보물제작 등이 주인.

여당 후보는 공식선거운동원은 물론 동-반책 등 평균 2천여명을 상회하는 공조직운영에 선거자금의 태반이 사용되며,그같은 사정은 야당후보도 거의 비슷할 것이라는 것. 후보들은 "기름(돈)을 치지않으면 도대체 선거운동원 동원이 불가능하다"고 토로하고 있다.

선거종반에 들면서 여야 중앙당에는 자금지원요청 sos가 쇄도. 이들중 상당수의 경우는 선거운동원 운영 및 막바지 대유권자 현금살포 에 대비한 자금요청일 것이라는 관측들이기도 하다.

민자당은 그러나 후보들의 자금지원 요청에 일체 불응한다는 방침. 이 때문에 후보들로부터 "도대체 13대 총선때 중앙당지원액(전두환 전 대통령 직접지원금 포함 평균 4억원 추정) 보다 형편없이 적은 이유가 뭐냐","투-개표종사자 수고비 1천만원이라도 보내달라"는 항의성-읍소성 자금지원 요청이 선거대책본부와 경리실에 연일 줄을 잇고 있다.

민자당 자금담당 관계자들은 그럼에도 불구,지난 2일 1억원씩과 지난달 9일 3천만원 이외에는 후보들에 대한 일괄적 중앙당 자금지원은 없다고 공언.

자금자제 해석 구구

이번 총선과정에서 드러난 여권의 선거자금 지원은 몇가지 측면에서 역대선거와 그 수를 달리하고 있는 것도 사실. 우선 중앙당차원의 인색한 지원뿐 아니라 후보와 돈줄인 특정기업과의 자매결연 이 제대로 되지않고 있다는 점. 이 자매결연 방식은 여당후보의 고전적인 자금조달방식인데,민자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자매결연 움직임은 나로서도 거의 느낄 수 없다"며,"이번 총선에서 여권후보에 대한 기업의 자금지원은 개별적으로 이뤄지는 것 같으며,제공대상도 훨씬 줄어들고,액수는 다소 느는 추세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두번째 특징은 과거 선거때면 으레 통치권자가 행정부 각급기관장들에게 내려보내는 격려금 지급도 감지되지않고 있다는 점. 이같은 변화 는 중앙당지원액 축소와 함께 예상외 의 사태로 평가되는데,후보들은 물론 실무담당자들마저 그 배경을 놓고 의아해 하는 모습. 여권의 선거가 조직-자금-정보 등 3대 이점을 등에 업고 치러진다는 점을 감안할때,중앙당의 인색한 자금지원 부분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

이에 대해서는 야당의 바람선거 를 차단하는데는 오히려 여권이 돈선거 를 자제하는게 더 효과를 거둔다는 판단 노태우대통령의 퇴임후에 대비한 정치자금 정화의지의 일환 등의 긍정적 해석과 함께, 계파에 따른 선별지원이 있으니까 ,또 국민당의 돈선거를 사전 차단하자는 것 등 여러해석이 대두되고 있다.

민자당은 막판 추가자금 지원도 경합지역 등 극히 일부에 한해 5천만원~1억원 정도씩 지급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이를 포함하더라도,후보수 및 인플레요인 등을 감안할때 사상 가장 적은 중앙당 선거비용(5백억~8백억선 추정)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들. 당관계자들은 "따라서 이같은 분위기에서는 후보들의 막판 매표성 금품살포도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총선용 자금으로 2백41억원을 조성해 놓았으나 민자당이나 국민당처럼 눈먼 돈 이 별로 없다면서 자금난을 거듭 호소하고 있는 모습.

최저 15억,최고 35억까지 받은 전국구공천 특별당비 2백5억원과 경상비 및 선거지원 국고보조금 36억원을 합친 돈이 전부 이기 때문에 후보자들의 빗발치는 실비(자금)지원 요청에도 불구,변변한 자금지원도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선거자금 주무인 조승형 총무위원장은 이와관련,"민자당은 공금고,국민당은 사금고를 활용,총선을 금권선거로 몰아가고 있는데 반해 우리당은 그럴 여력조차 없는 형편"이라고 토로.

당수뇌부는 후보들에 대한 실탄 분배 및 지원기준을 당선가능성 재력 지역 등 3가지로 설정해놓고 있다.

이에따라 재력있는 호남지역 후보자들에게는 자력 으로 선거를 치르도록 했으며,나머지 호남위원장들과 열세인 96개 지역은 일괄적으로 4천만원을 지급.

또 당선가능성이 있는 44개 지역과 백중인 47개 지역에 대해서는 집중지원 방침에 따라 법정 선거한도비용인 6천6백만~1억5천만원을 특별배분.

읍소막기 온라인송금

당수뇌부는 지원금을 직접전달하는 대신 모두 온라인으로 송금했는데,이는 열악한 돈사정 때문에 죽는 소리 를 하는 후보들의 요구조건을 제대로 수용할 수 없는 까닭에서 비롯됐다고.

민주당은 이런 가운데서도 취약지역 인 영남에 대해서는 교두보 확보차원의 상당한 배려 를 했다는 후문.

국민당은 정주영대표 사금고 의 정치자금 운용규모가 수천억대에 이른다는 관측때문에도 후보들에 대한 정치자금 지원정도가 정가의 화제의 대상.

창당초기 공천자 영입과정에서는 20억~30억원 제공설이 심심치않게 흘러나왔으며,후보에 대한 자금지원 규모도 "단위가 크다" "장사했던 사람답게 당락기준에 따라 지급액수차가 엄청나며,낙선예상자에게는 아주 짜다"는 등 각설이 분분.

그러나 국민당측은 지난 13일 전공천자에 대한 법적 선거비용(1억1천만원선) 온라인 송금 지구당 창당비용 3천만원 지급 지구당별로 현대산 승용차,봉고차 각 1대씩 지급 등이 중앙당 지원의 전부 라고 주장. 정 대표 자신은 18일 "추가자금 지원은 없다"고 선언 .

그럼에도 당주변에서는 당선가능성이 높은 후보(20~30명 정도)와,당선이 유력한 무소속으로 훗날 영입할 대상으로 점찍은 대상에게는 상당한 지원이 있거나,있을 것이라는 얘기들이 나돌고 있는데,국민당측은 이에대해 함구로 일관.

이번 선거과정에서 정치자금 문제로 가장 속앓이를 하고 있는 쪽은 사실상 재계. 국민당의 정 대표가 기업의 정치자금 흐름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있는데다,총선이후 이를 둘러싼 정치싸움 에 휘말리지 않아야 한다는 점 등 때문.

이로인해 재계몫인 50억원 규모의 선관위 비지정기탁금 모금과정에서도 전에 없는 진통을 겪기도.

또 여야를 막론한 후보들로부터 자금지원 요청이 각 기업에 쏟아져,기업주 및 자금담당자들은 아예 자리를 피하고 있는 실정.

그러나 당선가능 인사에게는 등급을 분류, 은밀하게 자금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들이다. <김윤수-김민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