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법원 ＂징계 적법＂ 가처분신청 기각
심 ＂피해 받은 모든 분에게 죄송＂
선발전 4위 이유빈이 개인전 출전

한국 여자 쇼트트랙 간판 심석희(25· 서울시청)의 세 번째 올림픽 출전이 결국 무산됐다. 서울동부지법 민사21부(재판장 임태혁)는 18일 심석희가 "자격정지 2개월의 징계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대한빙상경기연맹을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심석희는 매니지먼트사를 통해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 피해를 받은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법원 "징계 적법" 가처분 기각

대한빙상경기연맹을 대리한 김경현 변호사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재판부는 심석희가 국가대표로서 품위 유지 의무를 지키지 않았고, 징계 정도를 볼 때 빙상연맹도 재량권을 남용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심석희 측이 이번 일의 시발점이 된 스마트폰 메시지가 불법 유출됐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빙상연맹이 별도로 조사해 확인했기 때문에 문제가 안 된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심석희 측은 항고를 해도 앞으로 일정을 볼 때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고 법원 결정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올림픽 대표팀 최종 명단 제출 기한은 24일이다.

심석희는 2014 소치, 2018 평창올림픽 3000m 계주 2연패(連覇)를 달성했다. 소치 대회 1500m 은메달, 1000m 동메달도 목에 건 쇼트트랙 스타였다. 2019년 '미투(me too·성폭행 피해 사실을 스스로 알리는 일)'의 중심에 섰던 그는 그해 발목 부상까지 겹치면서 국가대표 선발전을 포기했다. 심석희는 작년 5월 대표 선발전 1위에 오르며 2년 만에 태극 마크를 달았다.

하지만 작년 10월 평창올림픽 때 대표팀 코치와 스마트폰으로 주고받은 메시지가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빙상연맹은 약 한 달간 조사한 끝에 심석희가 당시 동료를 욕하고 비하했다고 판단했고, 지난달 21일 스포츠공정위원회(상벌위)를 열어 자격정지 2개월 징계를 내렸다. 징계 효력이 곧바로 발효해 올림픽에 나갈 수 없게 되자, 심석희는 지난 3일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심석희 공백 누가 메우나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은 작년 10월 논란이 불거지자 팀워크를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심석희를 훈련에서 제외했다.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ISU 월드컵 1~4차 대회도 심석희 없이 치렀다.

빙상연맹은 애초 선발전 1~3위를 올림픽 개인전에 내보내고, 4~5위는 3000m 계주 멤버에 포함하기로 했다. 작년 5월 여자 대표 선발전 1~5위는 심석희, 최민정(24·성남시청), 김지유(23·경기일반), 이유빈(21·연세대), 김아랑(27·고양시청)이다.

심석희의 올림픽 출전이 무산되면서 최민정 외에 4위였던 이유빈의 개인전 출전이 확정됐다. 선발전 3위 김지유는 월드컵 대회 도중 발목이 골절돼 이달 초에야 대표팀 훈련에 복귀했다. 20일 열릴 빙상연맹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 컨디션이 충분히 회복했다고 판단하면 김지유가 개인전에 나선다. 그렇지 않고 대표팀에서 빠지게 되면 김아랑이 개인전 출전 기회를 얻는다.

계주 멤버도 변동이 생긴다. 심석희가 빠지면서 6위인 서휘민(20·고려대)이 합류하게 됐다. 만약 김지유까지 회복되지 않았다고 판단돼 대표팀에서 제외되면 7위인 박지윤(23·한국체대)이 막차로 베이징에 간다. 기고자 : 송원형 기자
본문자수 : 1632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