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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 안팎 '미드폼' 드라마 인기

이달 시작한 카카오TV의 드라마 '며느라기2…ing'는 방송 2회 만에 조회 수 400만을 기록했다. 동명 웹툰을 드라마로 옮긴 작품에서 배우 박하선은 회사에선 "프로" 소리를 듣는 직장인이지만, 시댁에선 "네" "괜찮아요" 같은 수동적인 대답만 하는 며느리 역할을 맡았다.

직장과 집, 시댁을 바삐 오가는 그는 갈치조림을 남편에게만 몰아주는 시어머니에게 서운함을 느끼기도 한다. 드라마는 "요즘 새댁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담아냈다"는 시청자 호평을 받고 있다. 이 드라마의 재미는 20분 남짓한 짧은 분량에서 나온다. 김소정 카카오TV 콘텐츠사업그룹장은 "60분에 달하는 기존 드라마보다 훨씬 압축적으로 극이 전개돼 높은 몰입감을 준다"고 말했다.

10분 내외의 짧은 콘텐츠를 뜻하는 '숏폼'과 차별화된 20분 분량의 '미드폼' 드라마는 스마트폰 시청자가 대부분인 웹드라마의 흥행 공식이 되고 있다. 카카오TV는 지난해 '연애혁명' '아직 낫서른' 등 20분 안팎의 드라마를 잇달아 선보였다. 티빙 '술꾼도시여자들', 웨이브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왓차 '좋좋소' 등의 드라마도 비슷한 분량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왜 20분일까. 숏폼 콘텐츠처럼 출퇴근 시간이나 휴식 시간에 짬을 내 영상을 보게 하려는 계산이 깔렸지만, 그렇다고 너무 짧아선 곤란하다. 한 편에 이야기의 기승전결을 담기 위해선 적어도 20분 정도가 필요하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5~10분 분량의 콘텐츠가 줄 수 없는 풍성한 캐릭터와 서사를 갖춰야 극적인 재미를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기존 1시간 분량의 드라마를 여러 토막으로 나눠서도 안 된다. 1시간짜리 드라마가 여러 인물로 구성된 폭넓은 스토리를 다루는 것과 달리, 짧은 드라마에선 소수 인물의 에피소드에 집중한다. 풍경 묘사보다 배우 중심으로 화면을 연출해 짧은 장면만으로도 인물의 심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군더더기 없는 스토리, 빠른 전개, 많지 않은 등장인물은 스마트폰 화면에 특화된 '미드폼' 드라마의 문법이 됐다"고 말했다.

[그래픽] 한 시간은 너무 길다, '미드폼' 드라마 기고자 : 이기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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