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경부고속철도(KTX)사업 2단계 대구∼부산 구간에서 발생한 부실 공사에 대해 여야는 한목소리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또 부실에 따른 후속 대책과 관련해서는 "부실 침목을 전면 교체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8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의원 6명은 경북 영천시 북안면 당리 공사현장 등에서 현장 조사를 벌인 뒤 시행사인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시공사인 삼표E＆C 및 ㈜한국철도기술공사, 천원레일원 등 관계자들을 상대로 부실 원인에 대한 질문 공세를 펼쳤다.

자유선진당 김낙성 의원은 "흡수제가 들어간 15만3000여개의 불량 매입전이 만들어져 현장에 설치될 동안 공사 관계자들은 도대체 뭘 했느냐"고 따졌다.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은 "국민들의 불안감을 없애줄 철저한 후속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공사 관계자 모두 잘못을 인정한 만큼 현장에 설치된 불량 침목을 전면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병석 국토해양위원회 위원장(한나라당)은 "안전 불감증에 의한 부실의 악순환이 여과 없이 드러난 상식 이하의 사건"이라고 이 사건을 규정했다.

다음은 이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지난 17일 국토해양부를 포함한 관계 기관들로부터 받은 긴급 현안 보고는 어땠나.

"철도에 대한 국민 신뢰가 깡그리 무너질 수 있다는 아찔한 느낌을 받았다. 정부가 내건 녹색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할 철도의 위상이 이렇게 떨어져서야 앞으로 어떻게 제 역할을 할 수 있겠는가."

―흡수제가 든 불량 매입전 사용이 사고원인으로 밝혀졌는데.

"상식 밖의 잘못이 대형 국책사업에 대한 국민의 믿음을 떨어뜨리는 엄청난 결과를 낳았다.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된 사소한 실수가 국가 전체에 얼마나 큰 손실을 끼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침목 15만3000여개에 든 흡수제를 모두 빼고 압축 그리스를 넣는다는 방안을 내놓고 있는데.

"불량 침목 전면 교체가 근본 해결 방안이다. 개통시기나 전면 교체에 따른 추가적인 예산을 걱정할 문제가 아니다. 국민 안전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고 100년을 내다보는 완벽한 시공을 위한 접근이 필요하다."

―철도 전문가 10명으로 구성된 합동조사팀의 현장 조사결과에 따라 생각이 바뀔 가능성은 없나.

"(조사결과) 불량 침목의 전면 교체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나온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부분 보수' 쪽으로 기울 경우 합동조사팀을 상대로 상임위 차원에서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을 철저히 따질 것이다."

―침목 생산업체 선정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상식 이하의 실수가 벌어졌기 때문에 비리·유착에 대한 의혹이 충분히 나올 수 있다. 15만3000여개의 불량 매입전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아무도 몰랐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국민은 단순한 분들이 아니다. 철저히 사실관계를 따져 필요할 경우 감사원 감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기고자 : 최수호
본문자수 : 2065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