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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대 총선은 총선 자체와 별도로,대권문제의 여러 가능성에 관한 해답 도 잉태하고 있다.

김영삼대표가 과연 민자당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는지,양김씨간의 대권승부가 다시 성사될는지,양김의 반대 세력들은 어떻게 움직일건지-. 총선결과가 그 모든것을 말해줄 것이다.

이번 총선은 어쩔 수 없이 대권문제에 직결되어 있다. 대통령 선거라는 보다 큰 게임을 앞둔 시점의 선거란 점때문이다.

더욱이 집권 민자당 스스로가 이번 선거의 의미를 복잡하게 설계해놓았다. 얽히고 설킨 당내사정으로 야기되는 대권갈등의 해결점을 총선이후로 미루어 놓은게 그것이다. 복선을 깔아 놓았으며 거기엔 필연적으로 어떤 흥정이 예고되기도 한다. 전복 을 노리는 세력도 여권내에 실존한다.

야권도 마찬가지다. 3번째 대권도전을 도모하는 김대중대표는 언제나 세대교체라는 명분있는 괴물 의 위협을 받고있다.

dj 재도전도 "담보"

총선의 결과는 김 대표의 3번째 대권도전을 담보하고 있다.

또한 이번 총선결과는 정주영 국민당 대표 등 이른바 제3세력 의 진운 도 가름한다. 일단 정치의 흥행화 를 시도하고 있는 정 대표는 만77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새대교체를 주장하고 있다.

정 대표는 국민당이 원내 교섭 단체구성에 성공하면 대권에까지 도전한다는 생각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물론 이번에 민자 민주 양당이 모두 만족할 수준의 총선결과가 나온다면 대권문제는 쉽게 가닥이 잡힌다.

만족할만한 총선결과는 결국 양당의 사령탑인 양김의 승리이므로,이는 양김의 재대결을 보장한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다. 양당 만족의 필요충분 조건은 지역구 목표의석인 민자 1백31~1백43석(55~60%),민주 80~90석이다. 이런한 결과는 민자당의 경우,설사내부에서 반대가 있다해도 김대중대표에 대항할 김영삼대표의 존재를 강화해 준다.

민주당의 경우,두말할 나위도 없다. 그러나 총선결과가 양당의 목표를 빗나가면 각종 변수의 작용속에 일대 혼미 가 도래케 된다.

우선 민자당이 우려(?)하는 여소야대의 결과가 나온다면 대권문제는 원점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 김영삼대표를 비롯,최고위원 모두가 책임을 안질 수 없기 때문이다. 임기 말인 노태우대통령의 영향력도 땅에 떨어진다. 예측불가능의 정국상황이 조성될 것이 분명하다. 정치권 전체의 재정리가 불가피해진다. 반대로 민자당이 압승 을 한다해도 상황은 복잡해진다.

민자당내 민정계 일부와 공화계는 호남 대 비호남 대결구도 속에서는 "누가 나서도 김대중대표를 누를 수 있다"고 주장해왔던게 사실이다. 따라서 민자당의 압승은 민정-공화계의 독자적인 대권도전 의사를 다시 강하게 유혹할 것이며,그만큼 민자당의 대권후보 경선은 아주 복잡한 양상을 띨 가능성이 농후해진다.

특히 민자 압승속에 민주당이 참패하는 대신,그 몫을 국민당이 차지한다면 더더욱 그런 상황이 야기될 가능성이 높아 질 수 있다. 야권내에는 어떤 양태로든 정계개편론이 태동할 것이고,김대중대표의 인책론이 제기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자연,김영삼대표의 존재이유도 희석된다. 그러나 국민당이 그처럼 성공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희박해 보인다.

내각제 돌출 가능성

민자당이 개헌선(지역구 1백57석 정도)을 넘길 정도로까지 압승할 경우,내각제 개헌얘기가 다시 나올 수 있다. 민주계 일부가 탈당하더라도 과반수 확보가 가능하다면 민정 공화계 주도로 내각제 개헌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임기말 대통령이 공약한 내각제불가 언질은 포장하기 나름이다.

이 경우,김영삼대표는 탈당보다는 내각제 개헌쪽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는게 민정계쪽 시각이다. 그러나 이 역시 대전제인 민자당의 개헌의석 확보가 현재로선 거의 무망하다는 점에서 하나의 추론에 그친다.

반면에 민자당이 예컨대 의석 51%의 확보로 간신히 과반수를 넘긴다해도 상황은 압승때와 비슷하다. 우선 민자당내 사정은 김 대표의 대권출마에 강력제동을 걸 것이다. 적어도 엄청난 흥정의 대가를 요구할 것이다. 정국의 주도권은 민자당을 그꼴로 만든 야당이 쥘 것이다. 민정계 일부는 야당과 연합,내각제 개헌의사를 타진하려할지 모른다. 임기말 대통령의 그 어떤 지시도 유념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사정때문에 현재로서 대권문제의 향방을 논하기는 이르다. 모든게 총선결과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민자당의 박태준 최고위원과 김종필 최고위원-박철언의원 등이 대권문제와 관련,"총선결과를 두고보자"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고작 초선을 노리는 김복동씨가 대권을 넘본다는 항간의 얘기도 총선결과가 야기할 정국의 불가측성에 기인한다.

여차하면 자신들에게도 기회가 있을 것으로 그들은 보고있다. 박 최고위원은 측근의 부인에도 불구,경선 대비 실무팀을 구성했다는 얘기가 돈다. 김종필 최고위원도 최근 대권도전 참여의사를 시사했다. 모두 총선결과에 따른 상황전개를 예감한 것이다. 총선결과가 대권문제에 어떤 그림을 그려나갈지 벌써부터 관심이다. <이연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