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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탄 이 없어 선거를 못치르겠다." 요즘 각 당에는 후보들로부터 자금지원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숫제 어떤 후보는 전화통을 붙들고 울음소리를 냈다고 한다.

긴급구조를 요청하는 이들 후보들이 한결같이 펴는 논리는 "나는 백중"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들은 선거종반을 맞아 중앙당이 백중지역 지원계획을 세워놓고 있음을 알고 거기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읍소작전을 펴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들 중에 선관위가 제시한 법정비용 1억1천5백만원(전국평균)이 없어 손을 내미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여야 할 것없이 거의 법정비용 이상을 각 후보들에게 나눠줬기 때문이다.

민자-국민당은 벌써 오래전에 창당-개편대회비용 3천만원과 법정비용 상당액(1억원)을 지급했으며,현재는 백중지역 추가지원계획을 세워 실시중이다.

민주당도 기탁금 등 1천3백만원을 일률지급한데 이어 중점지원 대상지역 1백5곳을 선정,등급에 따라 최고 1억2천만원(a급)까지 두차례에 나눠 차등지급할 계획이다.

현실이 이렇고 보면 돈 에 관한 한 선거법은 죽은 법 이나 마찬가지다. 뒤집어 말하면 각 정당과 후보들은 모두가 불법 을 각오하고 있는 것이다.

왜 그럴까. 까닭은 개정선거법에서 도입한 선거운동원의 자원봉사개념 이 지켜지지 않는 데 있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현상을 보면 법은 미래 를 가고 있는데 반해,현실은 과거 로 뒷걸음질치고 있다. 지난 13대 총선 때까지만 해도 야당에는 이런저린 자원봉사자가 많았으나 지금은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보기 어렵다. 13대때는 라면만 먹고도 뛰던 대학생들이 지금은 일당부터 묻고 있다.

여당의 경우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선거운동원은 물론 당원들 조차 돈을 주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등록만 하지 않았을 뿐 상시운동원 인 여당의 기간당원조직(지구당별 3천여명)을 가동하는데만해도 하루에 최소 수천만원이 뿌려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비현실적 이라고 법만 탓할 수는 없다. 자기가 지지하는 정당이면 자발적으로 가입하고,돈을 받는게 아니라 거꾸로 돈을 내는 정치,이것은 요원하지만 우리가 가야할 목표인 까닭이다. 투표일을 엿새 앞둔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돈쓰는 후보에게 표를 찍지않는 길밖에 없다. 그것이 돈안쓰는 선거 를 향한 첫걸음이라고 우리는 믿고 있다. <심양섭 정치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