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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스런 행차를 할만한 사람이 그랬다면 모른다. 자격도 자격이거니와,그럴 만한 이유라도 있었다면 또 모른다. 그랬다면 혹 눈에 거슬리고 비위가 상한다 해도 얼마든지 눈감아 줄수도 있는 일이었다. 엊그제 부시 미 대통령의 둘째아들이 서울에 들어왔다. 듣자하니 여간 요란스런 행차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의 입국에 앞서 2차례에 걸쳐 12명의 무장경호원이 입국했다. 그러고는 부시 둘째아들이 비행기에서 내리면서부터 공항밖에 나갈때까지 공항 직원조차 얼씬하지 못하도록 신변 경호를 했다. 그건 꼭 007영화의 한 장면과도 같더라는 것이다. 따지고보면 그의 아버지가 미국 대통령이지 그는 아무것도 아니다. 대단한 일로 들어온것은 아니다. 까놓고 말하자면 그는 미국상사의 로비를 위해 들어온 이동통신기구 세일즈맨에 지나지 않는다. 미 대통령가족 경호법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대통령 아들이 외국에서 외판활동을 하는데까지 무장 경호원을 대동시키지는 않을 게다. 적어도 파리나 런던에 갈때도 그러지는 못할 것이다. 예전에 전 전 대통령이 런던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우리네 경호대가 비행기에서 내릴 때,한참동안 공항당국과 승강이가 있었다. 비록 대통령의 경호를 위한다 해도 무기를 휴대한채 입국시킬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런게 틀이 잡힌 나라의 관례다. 그런 관례를 깬 부시네 일행은 우리네를 꽤나 만만히 봤던 모양이다. 가까운 사이에도 예의가 있다. 만만한 사이에도 서로가 지켜야 할게 있다. 우리에게는 또 우리대로 지켜야 할 나라의 틀이 있고,체통도 있다. 우리는 지금 부시의 아들만을 탓할수가 없다는게 안타깝고 부끄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