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채널A 기자 관련 허위 사실 게재… 법원, 1심 뒤집고 벌금 1000만원

최강욱 전 민주당 의원이 17일 '채널A 사건'과 관련해 이동재 전 기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앞서 무죄가 나온 1심 판결이 뒤집힌 것이다.

채널A 사건은 지난 2020년 총선을 앞두고 MBC가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을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그해 3월 31일 MBC는 당시 채널A 소속 이동재 기자가 한동훈 검사장과 공모해 다른 사건으로 수감돼 있던 이철(전 VIK 대표)씨에게 유시민씨 비위 관련 자료를 주면 선처하겠다며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검찰과 언론이 서로 짜고 총선에서 민주당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려 했다는 취지였다. MBC 보도 이후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그 지지 세력이 '검언 유착' 공세를 대대적으로 벌였다.

최 전 의원도 그해 4월 3일 '편지와 녹취록상 채널A 기자 발언 요지'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 전 기자가 이철씨에게 "사실이 아니어도 좋다. 당신이 살려면 유시민에게 돈을 주었다고 해라" 등으로 말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편지와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이 전 기자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2021년 1월 최 전 의원을 정보통신망법 70조 2항 위반 혐의(명예훼손)로 기소했다. 이 조항은 '비방할 목적'으로 '거짓 사실'을 공공연하게 드러내는 행위를 처벌하는 것이다. 1심 재판부는 2022년 10월 최 전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허위 사실을 드러낸 것은 맞지만 비방할 목적이 있었다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이 사건의 항소심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2부(재판장 최태영)는 이날 "최 전 의원이 이 전 기자를 비방할 목적도 있었다"면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에 사실 오인, 법리 오해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최 전 의원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최 전 의원의 페이스북 글 내용이 이 전 기자의 편지 등에 담겨 있지 않음이 명백하고 최 전 의원은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이 전 기자가 말하지 않은 내용을 페이스북에 올려 사실관계를 왜곡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최 전 의원이 편지 등의 내용을 왜곡함으로써 이 전 기자를 검찰과 공모해 허위 제보를 종용한 기자로 공격하고 총선 개입을 위한 검언 유착이라고 주장한 것은 이 전 기자를 비방하려는 목적에서 이뤄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이날 최 전 의원은 "대법원에서 정상적인 판단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면서 상고 의사를 밝혔다. 최 전 의원은 이 전 기자에 대한 추가 명예훼손 혐의로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전 기자는 "반드시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앞서 이 전 기자는 최 전 의원을 상대로 낸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민사소송에서도 승소했다. 1심과 항소심 모두 "최 전 의원은 이 전 기자에게 3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고 대법원의 최종 판단만 남아 있다. 또 최 전 의원은 조국 전 법무 장관 아들 입시 비리와 관련해 허위 인턴 확인서를 제공한 혐의로 작년 9월 대법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았다. 이에 따라 의원직도 상실했다.

한편 '채널A 사건'에서 이 전 기자는 강요 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됐지만 작년 1월 무죄가 확정됐다. 한동훈 전 법무 장관도 2년 만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기고자 : 허욱 기자 이민준 기자
본문자수 : 1692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