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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피습 보름 만에 당무 복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흉기 습격 사건 보름 만에 당무에 복귀했다. 이 대표는 일성으로 "이번 선거는 정권 중간 평가이자 권력 심판"이라며 본격 총선 모드로의 전환을 예고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환하게 웃는 표정으로 국회 본관에 들어섰다. 그는 "국회도 새롭고 언론인 여러분들 뵙는 것도 새롭다. 조금 낯설기도, 익숙하기도 한 것 같다"며 "세상 모든 사람이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 고통에 비한다면 제가 겪은 일들은 어쩌면 사소한 일"이라고 했다. 흉기 피습을 당한 왼쪽 목에는 손바닥보다 좀 작은 크기의 반창고를 붙였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면서 "'왜 정치를 하는가'라는 생각으로 되돌아가게 됐다. 살자고 하는 일, 살리자고 하는 일인데 정치가 오히려 죽음의 장이 되고 있는 것 같다"며 "상대를 제거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내가 모든 것을 다 가지겠다는 생각 때문에 정치가 전쟁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번 피습 사건의 배경·책임을 상대 진영으로 돌린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이 대표는 "법으로도 죽여 보고, 펜으로도 죽여 보고, 그래도 안 되니 칼로 죽이려고 하지만 결코 죽지 않는다"고도 했다. 민주당은 그의 복귀에 맞춰 회의장 백드롭을 '다시,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라는 문구로 바꿨다.

이 대표는 "이 정권의 2년간 행태나 성과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번 총선이 윤석열 정부 심판으로 치러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어 "민주당은 그 책임을 묻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통합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정한, 혁신적인 공천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모두 발언을 마치자 회의 참석자들은 박수를 보냈다. 국회 당대표실 앞에는 이 대표 지지자들이 보낸 꽃바구니 수십 개가 놓였다.

보름 만에 돌아온 이 대표는 당장 '선거제 개편' 문제를 매듭지어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 국민의힘은 사실상 과거 선거 방식인 병립형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방침을 세운 상황이라 공은 이 대표에게 넘어와 있다. 민주당 의원들에게 의견을 물었을 때도 병립형 회귀와 연동형 유지 응답이 5.5대4.5 수준으로 비슷하게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재선 의원은 "이 대표가 결단해야 하는 사안인데 총선 결과와 직결되는 만큼 유불리 판단이 오락가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선거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비주류 의원 모임인 '원칙과 상식', 이낙연 전 대표와 일부 전직 의원의 탈당 등 당 분열 상황을 봉합하는 것도 이 대표의 과제다. 이 대표는 이날 인재 영입식에서 "통합과 단합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과 최선을 다했지만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일한 대오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새로운 희망의 길을 개척하는 것이 책임이자 소명"이라며 단합을 강조했다. 탈당한 이원욱 의원은 "복귀 일성이 또 증오와 거짓말로 시작한다"며 "원칙과 상식 의원들에게 전화 한번이라도 해본 적 있나"라고 했다. 기고자 : 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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