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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마니커를 포함한 닭고기 제조·판매업체 16곳에 '담합 과징금 1758억원을 부과하겠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방침에 대해, 육계업계가 "억울하다"며 항변하고 있습니다.

수급 조절과 가격 안정이 필요한 축산업 특성상 정부와 협의해 병아리 감축 등을 진행했는데, 공정위가 이런 사정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과징금 규모에 대해서도 "10년 치 영업이익을 다 내도 감당이 안 되는 거액"이라고 반발합니다.

이번에 과징금을 통보받은 업체들은 치킨, 닭볶음탕 등에 쓰이는 닭고기를 공급해왔습니다. 이들은 계약을 맺은 농가에 병아리·사료 등을 제공하고, 다 큰 닭을 받아 신선육 형태로 만듭니다. 공정위는 "업체들이 이 신선육 판매 가격을 담합했을 뿐 아니라 신선육을 냉동 비축해 출고량을 줄이거나 달걀·병아리를 감축하는 방식으로 생산량을 줄였다"고 합니다.

이 중 업계가 '억울하다'는 부분은 출고량·생산량 조절입니다. 정부는 자연재해 같은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가격이 급등락하는 것을 막고, 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때때로 농·축·수산물 수급 조절에 나섭니다.

닭고기업계는 "공정위가 문제 삼은 부분도 이런 수급 조절 차원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실제 수급 조절 과정에서 농식품부와의 협의를 거쳤고, 이는 농식품부 역시 동의하는 부분입니다.

공정위는 "수급 조절을 인정받으려면 관련 법이 정한 사전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농식품부는 공정위와 협의를 하지 않았고, 장관 공식 명령도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농식품부와 업계는 "닭고기 사육 기간이 30일 남짓으로 짧아 공정위와 협의 과정을 거치기가 어려운 구조"라며 법 규정이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점을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업체들은 담합으로 닭고기 가격이 상승하고 이로 인해 업계가 이득을 얻은 것처럼 비치는 것도 억울하다고 합니다. 한국육계협회는 "과징금을 부과받은 회원사 13곳의 지난 10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고작 0.3%"라며 "이 기간 닭고기 가격은 크게 변화가 없었고 소비자들이 불만을 갖는 치킨 값 상승은 인건비나 배달 수수료 영향이 더 크다"고 했습니다. 협회 관계자는 "과징금이 그대로 부과되면 업체들이 도산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고자 : 성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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