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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불량 침목으로 수백곳에 균열이 생긴 경부고속철도(KTX) 대구∼부산 구간에서는 교수와 궤도 전문가 10명으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의 정밀 조사가 시작됐다. 사업 시행사인 한국철도시설공단은 "다음달 16일까지 조사해 보수방법, 책임 소재, 책임 한도 등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공단은 이날 "육안 및 비파괴 검사로 문제가 발견되는 침목은 교체하고, 나머지는 흡수재(스펀지)를 빼고 방수재(그리스)를 넣겠다"고 했다. 그러나 궤도업계에서는 "침목 자체가 물이 스며들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그리스를 넣는 임시방편으로는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며 "궤도의 공법을 다시 점검해 전면 재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면 재시공할 경우 추가 공사비는 천문학적 규모로 커진다. 자재값만 침목 1개당 8만5000원, 모두 130여억원(15만3000개)이다. 침목을 고정하는 콘크리트 제거비용, 재부설비용, 인건비 등을 포함하면 최소 500억∼600억원은 들 것이라는 게 궤도업계 분석이다. 공사기간 역시 늘어날 수밖에 없어 시공사는 하루 9500만원의 지체상환금(계약금액 950억원의 0.1%)을 물어야 한다. 지금까지 공사기간(2008년 3월∼2009년 2월)만큼 지연될 경우 317억여원이다. 추가 공사비용과 보태면 1000억원에 육박한다.
공단은 "침목 구매 및 시공을 시공사와 일괄 계약했으므로 재시공비용은 시공사에 물리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시공사인 삼표E&C㈜는 "공단이 결정해준 업체가 만든 제품을 납품받아 시공했고, 설계와 감리 역시 공단이 결정한 업체에 따랐을 뿐"이라며 계약을 근거로 책임을 묻겠다면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감리사인 ㈜한국철도기술공사는 "제품을 조립하는 과정 등에 책임이 있을 뿐 그 속에 들어가는 부품의 제조 공정까지는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고 했다. 불량 제품을 만든 천원레일원은 잘못을 인정하고 있지만 회사 규모로 볼 때 책임을 질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이 회사는 독일 레일원사(社)가 5000여만원(지분 55%)을 투자해 천원공업㈜와 함께 설립한 유한회사다.

기고자 : 최재훈 최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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