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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년 제주도 부동산투기 로 물의를 빚었던 대지종합기술공사사장 이정식씨(64)가 15일 새벽 돌연 피살돼 그동안의 이씨 행적에 새삼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욱이 이씨는 지금도 상당한 재력가인데다 범인으로 지목된 문광옥씨(53)의 가족들과 매우 친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음에도 단돈 1천5백만원때문에 살해됐고,사건당시 이씨와 별거중인 부인 오모씨(37)도 현장에 있었던것으로 밝혀져 이씨 주변인물에 대해서도 경찰수사가 집중되고 있다.

이씨는 제주도 서귀포의 도시계획 용역을 맡은 것을 이용해 개발대상지구에 대규모 땅투기를 했다가 8년전 국세청에 적발됐었다. 당시 평화통일정책자문회의 부의장이었던 이씨는 자유당때는 창랑 장택상씨의 비서관,공화당 시절에는 통일주체 국민회의 대의원,5공초기에는 실업계 대표로 국보위원을 지냈었다.

이씨의 재산은 제주도땅 11만평 이외에 마포구 도화동 1천6백평,여의도 주차장 1천5백평을 포함,부동산만도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씨는 대지종합기술공사의 여의도 사옥을 한때 민자당사로 세를 주었다가 작년말 1백67억원에 매각,현찰동원능력도 대단한 것으로 소문나 있다.

그러나 주위사람들은 이씨가 최근까지도 군용담요와 자장면으로 침식을 해결할 정도로 인색했다고 말한다. 이씨는 84년 투기사건 이후 60년부터 살아온 현재의 대지 1백3평 가옥에서 주변과 거의 담을 쌓고 살아왔으며,남에게 절대로 돈을 빌려주지 않았다는것.

경찰조사결과 81년 전처(당시 46세)와 사별한 이씨는 83년 5월 자신의 비서였던 오씨와 재혼하면서 문씨를 알게 된 것으로 밝혀졌다.

오씨는 문씨의 부인 손모씨(48)가 운영하던 수입품 가게에 드나들다가 손씨에게 6백만원을 빌려주면서 실수로 건네준 1천만원짜리 수표때문에 손씨를 사기혐의로 고소했었던것.

손씨는 당시 수표를 선의 로 보관하고 있었다는 것이 증명된 뒤 오씨와 더욱 친해져 양쪽 부부가 함께 여행도 다녔다.

오씨는 수표사건 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손씨의 딸(22)에게 줄곧 학비를 대왔고 범행 당일에도 문씨는 오씨의 주선에 의해 사글세 이사비용 1천5백만원을 빌리기 위해 이씨를 찾아갔다고 경찰은 말했다.

문씨는 빚보증을 잘못 서 재산을 탕진,현재 손씨와 별거중이며,생활비는 현재 스포츠 안마시술을 하는 손씨로부터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일단 문씨의 우발적 범행으로 보면서도 이씨가 살해되기 직전 오씨와 말다툼을 했고, 다른 남자와 싸우는 소리는 듣지 못했다는 가족들의 진술을 중시하고 있다.

오씨는 성격차이 와 언어장애자인 전처소생 아들과의 갈등때문에 87년부터 이씨와 별거해 왔다고 했으나,이씨의 가족들은 이씨가 별거후에도 오씨의 행실 문제로 싸움을 했었다고 주장했다.

손씨는 경찰에서 "지난해 이씨의 신병치료를 도와준 것이 남편의 의심을 샀다"고 진술했으며,경찰은 14일밤 이씨와 문씨의 사소한 싸움이 극단으로 치달은데는 이러한 상대방에 대한 의심도 상당부분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