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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김영수기자" 중국정부가 한국기자들에 대해 오는 20일부터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의회) 취재를 허용하기로 했다는 보도는 한국과 중국간 국교수립이 마지막 초읽기에 들어갔음을 알리는 중요한 시사로 보인다.

특히 이번 전인대에서는 이붕 총리가 정부공작 보고를 통해 그동안 중국정부가 공식적으로 한국을 호칭하던 남조선 이라는 표현대신 대한민국 이라는 호칭을 정식으로 사용할 것으로도 알려져 한-중 수교가 마지막 단계에 돌입했다는 판단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즉 지금까지의 남조의 대신 정식으로 대한민국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자리에 한국기자의 취재를 허용한다는 것은 바로 수교전 단계의 조치라는 해석이 가능한 것이다.

한-중 관계가 조만간 급속한 질적변화를 겪을 것이라는 전망은 현재 중국의 정치정세와 한-중간 경제관계 등 곳곳에서 그 징후를 발견할 수 있다.

우선 북한과의 관계를 내세워 한-중수교를 반대해온 중국내 보수파들의 세력이 급속히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 그중 하나이다. 최근 중국의 막후 최고실력자인 등소평은 중국의 개혁-개방을 가속화하기 위해 보수파 장악에 나섰으며,이에따라 사회주의 이데올로기에 집착해 오던 보수파들은 오는 가을 열린 14차 당대회전에 많은 수가 퇴진할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그동안 진운 중앙고문위 주임을 정점으로 한 보수파들은 한-중 수교에 있어 북한과의 사회주의 연대성을 강조하면서 수교를 반대하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중국소식통에 따르면 한-중 수교를 놓고 외교부나 대외경제 무역부 등 실무부처에서는 수교의 당위성을 줄곧 고위층에 건의해 왔으나 수교문제가 당의 최고지도부에 올라가면 보수파 원로지도자의 반대에 부딪혀 번번이 좌절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측의 중국내에서의 공식국호와 국기사용 문제에 대해서도 이미 중국측이 오는 5월 북경에서 열리는 한국상품전시회를 대한민국상품전 이라고 부르는데 동의했으며 전시회 기간중 국기 사용도 아울러 허용한바 있다. 따라서 만약 이붕 총리가 이번 전인대 정부공작 보고로 외교정책 보고중 대한민국 또는 한국이라는 국호를 공식적으로 사용한다면 한-중 수교는 거의 성사된 것이나 다름없다.

남은 문제는 수교일정으로 이 문제는 4월 중순 이상옥 외무장관이 북경을 방문한 자리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이 장관은 유엔산하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escap) 회의에 참석차 북경을 방문할 예정인데,이 장관은 전기침 외교부장과의 외무장관회담 외에도 중국의 고위 지도자들과 특별면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한 소식통은 "한-중 수교는 올해안에 성사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정확한 일시는 중국측,특히 중국의 정계 개편이 어떻게 이루어지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만약 개혁파가 빠른 시일안에 전권을 장악하면 상상외로 빨리 수교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