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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들 기르는 옛 어머니들,양식과는 별도로 밉쌀 로 불리는 곡식을 따로 마련해 두어야 했다. 밉쌀이란 자식놈들이 저지른 미운짓을 예상하여 그 때문에 치러야 할 변상용 비축미란 뜻에서 밉쌀이란 이름이 붙었을 것이다.

어머니보다 친구가 좋아질 나이가 되면 또래들끼리 작당을 하여 금지된 장난을 저지르게 된다.

가장 빈도 높게 선호되는 금지된 장난이 참외서리니 대추서리니 하는 서리다. 남의 집 작물을 작당하여 훔쳐먹는 장난이다.

서리를 하다 들통나면 그 피해입은 집에서는 가해한 아이집을 찾아가 밉쌀좀 내셔야겠습니다 고 배상을 요구한다. 문헌에 보면 이 밉쌀이 농곡으로 나온다. 짓궂은 아이들 놀이나 장난의 대가로 치러지는 곡식이란 뜻일게다.

1년 가계에 이같이 밉쌀이 예산으로 책정되는 것이 관례가 돼 있었다면 자라는 아이들이 거치게 마련인 짓궂은 한때의 악희를 수용하고 용납하는 문화가 있었다는 것이 된다.

짓궂은 장난을 굳이 장려하진 않았을 망정 그러할 수 있고 또 그렇게 자라야 한다는 어떤 개연성이 묵계돼 있었다는 것이 된다.

바로 이런 짓궂은 악동시기가 요즈음 발달 심리학에서 재평가되고 있는 갱 에이지 다.

1960년대를 휩쓴 뮤지컬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를 기억할 것이다. 두 불량그룹의 대립에서 동료간의 우정과 충성심,의협심,형제애,남녀의 순애보가 펼쳐진다.

어린이로부터 어른으로 옮겨가는 시기에 유발되게 마련인 어른에 대한 반항과 반발,거기에서 유발되는 비분과 불만과 고독을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며 양보-의존하면서 사회인으로 성숙돼가는 바람직한 과정으로 갱 에이지가 미화돼 있다. 한데 현대의 아이들에게서는 갱 에이지가 증발하고 없어 동료의식이 희박하고 사회적으로 미숙하여 건전한 사회인으로서 결격 인간을 양산시키고 있다. 사실 도시화의 진행으로 어울려서 놀 장소가 없다. 둘째로 과중한 학교교육과 고학력 지향으로 어울려 놀 시간이 없다.

셋째로 텔레비전-비디오-라디오-전자게임 등 혼자 놀 수 있고 소일할 수 있는 도구가 발달하여 밖에 나아가 짝지어 놀 필요가 없어졌다. 눈 서리아래서 놓아먹인 들쥐와 버터를 먹이며 따스한 방에서 기른 집쥐와의 부신피질 조사를 했더니 들쥐가 집쥐보다 두드러지게 발달했다는 유명한 논문이 있다.

부신피질은 바로 스트레스나 고통을 감내하고 사회화의 긍정적 요인을 강화하는 부위다. 갱 에이지 상실은 바로 부신피질을 약화시키고 반병신을 만드는 일인 것이다. 현대의 부모들이 그것을 앞다투어 하고 있는 것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