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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오후 2시 경기도 이천군 경남종고에서 열린 연설회에서는 일반 유권자는 거의 없고 각 후보측에서 동원한 것으로 보이는 지지자와 당원 등 7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4명의 후보자들이 자신의 정견을 발표.

첫번째로 나선 민주당 황규선 후보는 여소야대 국회의 청문회가 3당 야합때문에 없어졌다는 등 정부-여당의 실정을 맹비난.

개발사업 공약 많아

이어 민자당의 이영문 후보는 "여소야대 국회가 온 국민에게 고통만 주었을 뿐"이라며,3당 통합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말외에는 이천군 대부분의 개발사업은 내가 이뤄놓은 일이라는 자랑 에 연설시간의 대부분을 할애.

국민당 이희규 후보는 "현정치 경제사회적 혼란은 썩어빠진 기성정치의 책임"이라며 민자-민주당을 함께 비난하고 "우리 국민당은 현위기를 구하고자 하는 구국적 결심으로 모인 사람들의 정당"이라고 자신의 참신성을 주장.

마지막으로 등단한 민중당 장흥석 후보는 농촌내 골프장건설,쌀수입개방 등 정부의 살농정책을 높은 톤으로 공격하고 "전기도 국가에서 관리하고 있는 만큼 농기구도 국가에서 관리하여 싼값에 농민에게 팔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

이날 유세장 연단앞에는 국민당 지지자들과 현대전자 근로자인듯한 3백여명의 사람들로 가득차 이 후보의 연설에 박수를 치는 등 분위기를 유도하다 이 후보의 연설이 끝나자 곧 바로 자리를 비워 장내가 잠시 소란.

원주

강원도 원주시 학성중학교에서 열린 원주시 합동연설회에서는 후보자의 유세에 앞서 각 선거운동원들의 교문앞 길거리 득표운동이 더 구경거리.

민중당 이정구후보 운동원들은 지금껏 사용한 3천3백여만원의 선거운동 내역을 적은 대자보를 든 채 "가장 돈없는 정당의 유일한 향응제공"이라며 노동자의 정치를 만듭시다 라는 표어가 찍힌 풍선을 나눠주기도.

투표합시다 라는 배지를 단 민주당 운동원들은 박영록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며 지지를 호소했고,국민당 여성당원들은 한복차림으로 교문입구에 두 줄로 늘어서,입장하는 청중들에게 90도로 인사.

이날 유세장은 후보와 운동원들의 열기에도 불구,쌀쌀한 날씨탓인지 청중숫자는 1천명에 불과,참석 주민들은 유세가 계속되는 동안 학교담벼락 밑에서 홍보 유인물을 모아 모닥불을 피우거나 삼삼오오 소주를 마시다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연설이 끝나기 무섭게 덩달아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풍경을 연출.

첫번째로 등단한 민주당 박영록 후보는 자신이 30년 야당거물 임을 내세워 "당선되면 노태우씨에 대한 청문회를 열겠다"고 공약한 뒤,"국민당을 만든 정주영씨는 독재자와 한 이불속에서 잔 사람"이라며 국민당을 공격.

"군부대 이전" 공약

13대 총선때 2천8백여 표를 얻어 전국최하위 득표를 했다고 자신을 소개한 무소속 김광림 후보는 "추운날 따뜻한 커피를 대접하지 못하는 것은 내 인심이 고약한 게 아니라 현행선거법이 막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고 자신의 국회의원 세비를 원주 시민에게 반납하겠다는 등의 공약을 제시.

그는 연설 중간마다 "밀어 주세요" "동의합니까"를 되풀이 했으나 청중들의 반응이 없자 "왜 박수 안쳐줍니까"고 말해 결국 좌중을 웃기기도.

국민당 원광호 후보는 "국민당은 재벌정당이 아니라 돈 안쓰고 깨끗하게 선거를 치르는 도덕정당"이라며,"정주영 대표의 큰 뜻으로 우리 원주시민의 주택문제를 꼭 해결하겠다"고 역설.

마지막으로 나선 민자당 함종한 후보는 앞서 연설한 국민당 후보를 의식,"우리 원주가 한갓 재벌정당에 흔들리는 시시한 도시입니까"라며 청중들의 박수를 이끌어 낸 뒤,"원주는 이제 강원도청 소재지인 춘천보다 예산이 2배나 된다"고 자신의 치적 을 열거. 함 후보는 24개군 부대와 나환자촌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겠다는 공약을 내걸기도.

공주시-군

충남 공주시 봉황동 봉황국교 운동장에서 열린 공주시-군선거구 합동유세는 쌀쌀한 꽃샘 추위에도 불구하고 3천여명의 청중들이 학교 입구까지 가득 메우는 성황속에 진행.

매운 날씨탓에 많은 사람들이 유세를 듣던 도중 뜨거운 커피를 파는 노점상을 찾거나 옷깃을 잔뜩 치켜 올린채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지만 대부분 2시간40여분 동안 내내 자리를 지켜 이번 선거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

이날 유세장 입구에선 민주당 윤완중 후보의 장녀 민아양(19 공주대 영어교육과 2년)이 거의 울먹이는 목소리로 "우리 아빠 좀 찍어주세요"라고 호소하며 홍보전단을 돌려 눈길을 끌었고,2m쯤 떨어진 곳에선 무소속 이상재 후보의 차남 정기군(20 인천대 전기과 2년)이 역시 아버지에 대한 지지를 부탁하는 등 2세 대결 이 펼쳐지기도.

"아빠지지" 호소 눈길

첫 등단한 윤완중 후보는 농민표가 많은 지역특성을 염두에 둔 듯 농촌의료보험,추곡가 인상률 등 정부의 농정실정을 집중 비난한 뒤 "5공 청문회에서 공주인들의 명예를 땅에 떨어뜨린 사람과 이 연단에 같이 선다는게 부끄럽다"고 이상재 후보에게 매서운 화살.

이어 나선 신정당 이종길 후보는 "현정권은 이 국가의 조강지처인 농민들을 버린 부도덕한 집단"이라고 해 청중들의 박수를 끌어낸 뒤 "오는 24일을 냄새나고 썩어빠진 기성정계와 건달 정치인들을 이 땅에서 몰아내는 선거혁명일로 만들자"고 호소.

국민당 이성구 후보는 "서울대 정치학과를 수석 졸업한 이 이성구가 정주영 대표를 모시고 이 나라를 되살리는데 앞장서게 밀어달라"고 지지를 호소.

무소속 이상재 후보는 "구국의 결단이라는 미명으로 3당 합당을 한 뒤 나라꼴이 잘된게 뭐가 있느냐"고 민자당을 성토한 뒤 "관권이 개입해 금품을 살포하는 등 구태의연한 작태가 바로 노태우대통령이 부르짖는 공명선거냐"고 강도 높은 비판.

마지막으로 등단한 민자당 윤재기 후보는 "3당 합당은 조국을 걱정하는 김종필 최고위원이 주도해 이뤄낸 구국의 결단이었다"고 주장한 뒤,"자유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3김을 몰아냈던 사람이 국민의 심판을 받겠다고 다시 나선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이 후보를 신랄히 공박 하면서 "그러려면 차라리 5공당을 만들어 나왔어야 했다"고 일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