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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OTT 통합 1·2위 명품 복수극

"'내 남편'이 '내 절친'과 바람났다." 이보다 충격적인 문장이 있을까. 내가 사랑하고 의지했던, 나와 가장 가까운 사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내 삶을 파괴할 수 있다니…. 배신의 충격은 신뢰의 깊이와 순도에 비례하는 법이다.

배신당한 주인공들의 심리적 흐름을 생중계하듯 보여주는 두 편의 드라마가 최근 화제다. 지난 12월 30일 첫선을 보인 TV조선 주말미니시리즈 '나의 해피엔드'와 지난 1일부터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이하 '내남결')'.

내용만 놓고 보자면 드라마 '사랑과 전쟁'류에서 숱하게 쓰였던 이른바 '막장'의 플롯이지만, 두 드라마의 복수를 향한 접근 방식은 흔한 복수극과는 결이 완전히 다르다. '나의 해피엔드'는 자신이 외면했던 '나'를 받아들이면서, '내남결'은 죽었다가 진짜로 다시 태어나면서 새로운 나로 부활한다. 두 작품 모두 그간 외면해왔던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경로에 확대경을 댄다. '막장'과 '명작'의 한 끗 차이가 여기에 있다.

◇주인공이 각성하니 시청자 반응도 들썩

동명의 웹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내남결'은 바람난 남편에게 죽임을 당한 주인공이 다시 깨어나 10년 전으로 돌아간 뒤 통쾌한 복수극을 완성하는 작품. 기존 '로코(로맨틱코미디)퀸'의 대명사로 불린 배우 장나라가 양극성 장애 역할에 처음 도전하는 '나의 해피엔드'는 최근 드라마 중 극히 드물게 '회빙환(회귀·빙의·환생)'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심리 스릴러 드라마다.

특히 최근 회차에선 주인공이 자신의 과거 트라우마를 마주하고 스스로 '각성'하면서 시청자 반응도 폭발했다. '내남결' 시청률은 4회 만에 7.6%(닐슨 전국 기준)를 돌파했다. 특히 3회에서 주인공 박민영이 긴 머리를 싹둑 자르며 "다시 태어나고 싶어"라고 말하는 장면은 이 드라마의 모든 것을 설명해 준다. 국내 TV·OTT 통합 랭킹 전문기관 키노라이츠에서 14일 기준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시청자가 함께 궁금해해야 뜬다"

두 작품은 모두 원작부터 남달랐다. '나의 해피엔드'는 2020년 방송콘텐츠진흥재단 드라마 극본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한 백선희 작가의 작품. '내남결'은 웹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웹툰으로 '2019 네이버웹툰 지상최대 공모전' 수상작으로 해외에서도 유명하다.

'내남결'이 응원하면서 보는 드라마라면, '나의 해피엔드'는 다음 장면을 함께 추측하면서 보는 드라마다. 장나라를 죽일 것 같았던 스토커를 비롯해 그녀에게 모든 위협이 됐던 것이 측근들의 계획이었다는 것이 하나씩 밝혀지는 동안, 마치 고도의 추리극을 보는 듯한 각종 복선 장치를 마치 함마갱처럼 장면마다 깔아놓아 매 순간 궁금증을 유발한다.

국내 넷플릭스·웨이브·티빙 등에서 14일 기준 1위, 통합 랭킹에서 '내남결'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해외에선 비키(viki) 비유(viu) 등 전 세계 대다수 플랫폼을 통해 방영 또는 편성 예정이다.

아직 종결되지도 않은 국내 TV 드라마에 해외 매체들의 리뷰가 이어지는 것도 분명 이례적. 미국 포브스는 "장나라는 갑자기 의지할 사람이 없는 상황에 처한 캐릭터의 공포와 혼란을 생생하게 전달한다"면서 "주인공이 살아남아 해피엔딩을 볼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스릴러"라고 전했다. 홍콩 매체 bnn브레이킹은 "한국 드라마에서 비교적 미지의 영역인 심리 스릴러 장르 드라마를 개척했다"면서 "신뢰에서 의심으로, 안심에서 공포로 변해가는 재원의 여정은 복잡한 내러티브를 만들어내며 이 드라마의 역량을 입증하는 사례"라고 호평했다. 기고자 : 최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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